[理知논술]논술교육 올바른 길잡이는… 학원? 학교!

  • 입력 2007년 10월 29일 03시 01분


본보-성균관대 공동주최 ‘제1회 학교 논술교육 우수사례 발표회’ 성황

‘학교야말로 제대로 논술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대강당에서 열린 ‘제1회 학교 논술교육 우수사례 발표회’(동아일보 성균관대 공동 주최)의 결론은 이랬다. 해당 시도 교육청의 추천과 성균관대 의사소통교육연구실의 검토를 거쳐 선정된 6개 지역의 논술교육 우수사례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3면에 관련기사

방과 후 수업으로 진행되는 서울 창덕여고의 논술교육은 그야말로 체계적이다.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총 145회(1회는 90분)에 걸쳐 논술수업을 듣는다. 1학년은 논술기초와 독해·요약 훈련을, 2학년은 심층 독해와 논술문 작성 훈련을, 3학년은 토론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대학별 기출문제를 푼다.

이런 체계적인 커리큘럼은 공교육에서만 가능하다. 논술교육은 장기적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매월 새 학생을 받아야 하는 논술학원에서는 ‘반짝 효과’가 나는 글쓰기 요령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광주 광덕고는 ‘학년의 벽’까지 없앴다. 이른바 ‘무학년 단계별 통합논술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 이 3단계 프로그램은 학년 구분 없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다음 단계로 올라간다. 1단계 ‘테마별 수업’은 토론과 짧은 글쓰기를, 2단계 ‘유형별 수업’은 통합논술에 맞는 글쓰기를 연습한다. 또 3단계 ‘수준별 첨삭지도 수업’에서는 학생이 △논제파악반 △문제풀이반 △글쓰기반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해 듣는다.

이날 기조 발제를 한 박정하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공교육 논술교육이 ‘대입논술’에 그치지 않고 ‘순수논술(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기초적 글쓰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공교육 논술교육은 더욱 생명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만 해도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전국 초중고교에 만들어진 교사들의 논술교육 동아리만 1000여 개란 사실이 ‘순수논술’ 현상으로 진화해 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살아 있는 증거라는 것이다.

공교육 논술교육의 또 다른 강점은 ‘진짜 통합교과형’ 논술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

경기 수원시 수성고는 모든 교사가 외부에서 채용한 논술강사와 함께 협력 수업을 벌인다. 문학 수학 사회 과학 등 서로 다른 과목을 맡고 있는 교사와 강사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넘어 과목 간 토론을 벌이고, 도출된 결론을 토대로 논술 강의를 한다. 이 학교의 최종 목표는 한두 명의 스타 논술교사를 키우기보다 모든 과목의 교사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논술지도 노하우를 갖게 하는 것이다.

사교육에는 없는 ‘평가’ 권한이 있다는 것도 공교육 현장만이 갖는 강점이다. 수행평가나 서술형·논술형 평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 수성고는 매주 화요일 실시하는 주간 평가에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의 5개 과목 시험문제를 100% 서술형·논술형으로 출제한다. 채점 결과는 그대로 수행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논술을 잘하는 학생이 내신점수도 잘 받게 돼 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수도권과 지방 간 논술교육 격차를 줄일 효과적인 방안도 나왔다.

부산 양운고는 ‘뭉쳐야 산다’는 대안을 갖고 나왔다. 인근 2개 고교와 공동으로 논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논술지도 교사와 논술수업 희망 학생 수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학교끼리 연합 운영해 내실 있는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적어도 논술수업만큼은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3개 학교를 자유롭게 오가며 가르치고 듣는다.

대구시교육청의 대안은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였다. 46개의 교사 논술 동아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난해 ‘대구통합교과논술지원단’을 만들었다. 지원단의 도움으로 모든 논술 동아리는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이를 논술지원단 인터넷 카페와 연계해 자료를 체계적으로 공유하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아예 교육청 차원에서 논술수업을 한다. 매주 토요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요논술 콘테스트’를 열거나, 대학교수를 초청해 ‘논술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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