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는 지금 구슬땀에 젖었다” 民-軍 힘합쳐 현장복구 잰걸음

  • 입력 2007년 9월 21일 0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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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태풍 피해를 본 제주에 군 장병을 비롯한 사회단체 자원봉사 활동과 각계각층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해군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는 19일 해병대 1사단 1000명, 육군 공병단 200명 등 1200여 명의 병력과 굴착기, 세탁트레일러, 지게차, 15t 트럭 등 50여 대의 장비를 급파했다.

선발대로 18일 도착한 해병대 400명을 합치면 군 병력만 1600여 명. 6·25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병력이 제주에 상륙했다.

다른 지역 경찰과 119구조대원 등도 제주에 파견돼 급류에 휩쓸린 차량을 빼내고 농경지를 뒤덮은 돌 더미와 엿가락처럼 휜 비닐하우스 파이프 등을 걷어내며 구슬땀을 흘렸다.

제주지역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은 제주시 동문시장, 한천교 주변에서 물품정리와 급수 지원, 쓰레기 수거 등의 봉사활동을 벌였다.

제주도는 공무원 3000여 명을 비롯해 군, 의용소방대, 자원봉사자 등 8700여 명이 20일 복구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제주에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수재의연금 1억2000만 원을 기탁한 데 이어 누리꾼이 피해지역 주민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가 1건 쌓일 때마다 1000원의 수재의연금을 추가 적립키로 했다.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는 이재민 등에게 구호품을 지급했으며 SK그룹, GS그룹 등도 지원에 나섰다.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43억9375만 원, 서울시 10억 원, ㈜아시아나 5억 원,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2억 원, 대한불교조계종 1억7200만 원, 미래저축은행 1억3000만 원, KCTV제주방송 1억 원, ㈜한라건설 1억 원, 제주은행이 1억 원 등의 수재의연금을 기탁했다.

이번 태풍에 피해를 본 탐라사료는 수해복구지원금으로 5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태풍 피해는 20일 현재 12명 사망, 1명 실종에 재산피해는 889억5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한라산 등산로 곳곳 파손… 용진각 대피소 흔적없이 사라져▼

태풍 ‘나리’를 온몸으로 막아 위력을 약화시킨 한라산은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가 깊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17일부터 19일까지 한라산 일대를 점검한 결과 사제비동산, 탐라계곡, 용진각계곡 등 6곳에서 발생한 산사태 면적이 4만1700m²나 된다고 20일 밝혔다.

한밝천 목교 난간 20m와 진입시설 30m가 파손됐다. 성판악, 어리목, 영실, 관음사 등산로 등 4개 등산로 6.2km도 자갈이 쓸려 나갔다.

1974년 해발 1560m 관음사 등산로에 세워진 46.7m² 규모 ‘용진각 대피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대피소는 한라산에 퍼부은 550mm가 넘는 가공할 물 폭탄에 휩쓸렸고 현장에는 폭 70m가량의 물길이 났다.

이 대피소는 그동안 산악안전 구조대원의 쉼터이자 조난자의 안식처, 적설기 산악훈련 전초기지 등으로 이용됐다.

어승생수원지에 물을 공급하는 해발 1200m ‘Y계곡’에서는 대형 집수관이 부서졌다. 계곡 경사면 산사태로 바위가 쏟아져 내리면서 집수관을 덮친 것.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한라산이 태풍을 1차적으로 막기 때문에 내륙으로 상륙할 때 세력이 약화된다”며 “관음사 등산로가 복구될 때까지 탐라계곡에서 정상구간까지 등산객 출입이 통제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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