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 신정아씨, 5억8000만원 증권계좌

  • 입력 2007년 9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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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국정원직원이 ‘변양균-장윤스님 통화’ 중개

변 前 실장 ‘신씨 가짜박사’ 알고도 추천 의혹

‘신정아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는 ‘신용불량자’인 신 씨가 자신의 빚보다 훨씬 많은 5억8000만 원의 잔액을 S증권 등 4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출처 조사에 나섰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신 씨는 2005년 11월과 2006년 3월 S증권에 4개의 증권계좌를 개설해 2억1000만 원을 투자했으며 이달 12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 금액이 5억8000만 원까지 불어났다.

2005년 11월은 서울 서대문세무서 등에 1억420여만 원의 빚을 지고 있던 신 씨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로부터 개인회생 개시 결정을 받은 시점이고, 2006년 3월은 신 씨가 법원으로부터 채무변제계획안 승인을 받아 매달 180만 원씩 빚을 갚아 나가기 시작한 시점이어서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편 변양균(58)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2005년 7월 홍기삼 당시 동국대 총장에게 ‘가짜 예일대 박사’ 신정아(35·여) 씨를 교수로 추천하기 전부터 신 씨의 박사 학위가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변 전 실장을 금명간 소환해 신 씨의 학위가 가짜라는 것을 언제 알았는지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신 씨를 동국대 교수와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되면 업무방해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본다.

14일 문화계 인사와 예일대 동문들에 따르면 신 씨는 2005년 5월 예일대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한 이후 단 한 차례도 동문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 예일대 한국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신영무 법무법인 세종의 대표변호사는 “신 씨의 이름을 들은 적이 없고 당연히 신 씨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신 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대가로 대학 측에 예산 지원을 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신 씨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변 전 실장 등과 통화할 때만 사용했던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도 추적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과테말라 순방을 수행한 올 7월 초 신정아 씨의 허위 학력 의혹을 제기했던 장윤 스님과 간접적으로 통화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한 사람은 국가정보원 출신의 사업가 김모 씨로 확인됐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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