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국민 두려워해야…기업 공적 정당하게 평가되길”

  • 입력 2007년 9월 4일 0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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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국민경제에 기여한 공적은 정당하게 평가돼야 하며 폄훼돼선 안 된다.”

김성호 법무부 장관은 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지하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기업인들의 노력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의 질은 상상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소 친(親)기업 정책에 대한 소신을 거듭 강조한 것.

김 장관은 이어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게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30일 장관직에 취임한 그는 재임기간 1년 동안 친기업 정책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위헌이다”며 헌법소원까지 낸 공직선거법의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조항에 대해선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청와대와의 ‘코드 불화설’이 제기됐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런 갈등이 지난달 김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김 장관은 “공직자는 모름지기 국민을 두려워해야지 사적 이익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로 국민을 기만하거나 오도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뼈’ 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 ‘맹자’의 한 구절을 인용해 “뜻(공직)을 얻으면 백성과 뜻을 실천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무력(武力)도 그의 뜻을 꺾지 못하는 사람이 대장부”라며 “부귀와 빈천, 무력도 뜻을 꺾지 못하는 대장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퇴임식에서 법무부 직원들은 통상 법무장관 퇴임 시 선물하는 ‘행운의 열쇠’ 대신 ‘김성호의 행복세상’(www.ihappyworld.net)이란 제목의 홈페이지를 김 장관에게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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