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언론 대못질’]제1부⑦

입력 2007-09-04 03:19수정 2009-09-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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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2005년 10·26 국회의원 재선거 이후 여야 주요 정치인들에게서 국정 현안과 향후 정치 전망 등에 대한 견해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연쇄 인터뷰 기획을 추진했다. 당초 본보의 섭외에 응했던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인터뷰를 거부했다.

정 장관은 처음에 인터뷰를 제의하자 “상황을 좀 보자. 요새 하도 말이 많아서…. 여하튼 다른 여권 인사(김근태 장관을 지칭)가 먼저 하면 하도록 해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장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흔쾌히 수락하고 즉석에서 인터뷰 장소와 일정까지 잡았다. 이에 본보는 정 장관 측에 이 사실을 알리고 거듭 일정을 잡아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정 장관 측은 “김 장관 인터뷰에 대한 여권 내 반응을 보고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나중에 최종적으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전해왔다.

이어 김 장관 측도 인터뷰 하루 전날 돌연 “안 하기로 결정했다”고 최종 통보해 왔다. 당시 여권의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대한 정권 핵심부의 거부 의사가 강해 본인들도 부담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보를 포함해 비판 신문에 대한 정부와 여권의 적대적 태도는 인터뷰나 기고 문제를 다루는 방법에 잘 나타난다.

장차관이 취임하거나 현안이 있을 때마다 본보는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부분 뚜렷한 이유 없이 거절당했다.

비판적인 신문에 기고했던 공직자들은 경위를 해명해야 했다. 정치권 시민단체 언론의 친노 세력은 동아 조선과 인터뷰하는 의원을 역적으로 표현하면서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적대적(?) 매체는 외면=본보는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하자 장관 비서실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비서실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검토해 보겠다”고 대답해 놓고 출입기자가 일정을 확인할 때마다 “날짜를 잡기 힘들다”고 넘어갔다.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하자 이들은 “동아 조선 중앙은 좀 부담스럽다” “정부 분위기를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덕수 권오규 씨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 본보 출입기자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공보관실을 통해 “언론사 개별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지난해 2월 여성 월간지 4곳과 합동 인터뷰를 했다. 여성잡지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여성동아는 제외했다.

여성동아는 2003년부터 6차례나 공문을 보내며 요청했지만 권 여사의 일정을 총괄하는 제2부속실은 “인터뷰 계획이 잡히면 연락을 주겠다”고만 밝혔다.

청와대는 여성동아를 배제한 데 대해 “나름의 기준으로 인터뷰할 여성지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이유를 말하기는 뭣하지만 다 아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성호 법무부 장관은 올해 1월 본보와 인터뷰했다. 그는 기자에게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현직 장관으로서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였다. 하지만 이 인터뷰에 대해서 청와대 관계자들이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들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청와대가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장관이 결정한 일이라 막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와의 갈등설 속에 3일 퇴임했다.

김완기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2월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 응했다가 곤욕을 치렀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고졸에 9급 공무원 출신으로 정무직과 1급에 오른 5명의 성공사례를 다룬 기사였는데 청와대의 386 참모들이 “왜 동아하고 인터뷰를 했느냐. 청와대 분위기도 모르느냐”고 지적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눈치 보기(?)=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들이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이유는 노 대통령의 영향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이후 지금까지 20차례 이상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다.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 자신에게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신문이 대부분이다.

한겨레신문과는 자매지를 포함해 3차례나 했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인 2003년 1월 한겨레신문을 방문했다.

동아 조선과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2004년 2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노 대통령과 가진 특별대담을 게재했다. 홍 회장은 1년 뒤 노 대통령에 의해 주미대사로 발탁됐다가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해찬 씨는 2004년 6월 총리에 취임한 뒤 2006년 3월 본보의 ‘3·1절 골프 물의’ 특종 보도로 낙마할 때까지 동아와 조선을 독극물이라 표현하는 등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인터뷰를 요청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명숙 전 총리도 재임 시절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물러난 뒤인 올해 3월에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일부 공직자는 노 대통령이 적대시하는 매체에 기고를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조창현 중앙인사위원장은 2005년 9월 정부정책을 홍보하는 원고를 조선일보에 기고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비슷한 시기에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를 조선일보와 했다. 둘 다 청와대로부터 경위 해명을 요구받았다.

중앙대 성동규 신문방송대학원장은 “대통령의 언론관이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특정 언론에 대해 적대감을 표출하니 장차관과 관료도 영향을 받아 언론에 경직된 자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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