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삼 전 총장 “검찰 조사 끝난 뒤 입장 표명하겠다”

  • 입력 2007년 8월 31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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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35·전 동국대 조교수) 씨의 교수 임용에 대한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홍 전 총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검찰 조사가 끝난 뒤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총장의 제자인 동국대 국문과 A 교수는 31일 "파문이 불거진 지난달 이후 홍 전 총장은 극소수의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상태"라며 "모든 의혹이 본인에게 몰리는 현 상황을 홍 전 총장도 매우 답답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이어 "홍 전 총장은 지금은 어떤 해명을 해도 의혹이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단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한 뒤 입장을 표명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전했다.

2005년 신 씨 채용 당시 총장 직속부서에서 근무한 B 씨도 "홍 전 총장이 세간의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다면 그 시점은 검찰 조사가 끝난 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 전 총장은 신 씨 채용 당시 주변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경력과 학력을 가진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신 씨의 예일대 학위를 진짜라고 믿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교수는 "당시 홍 전 총장은 예일대 박사가 교수로 온다면 학교에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서류 미비에 대해 '기다리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B 씨 또한 "신 씨의 학위에 대한 논란은 홍 전 총장도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학교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의 모함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왜 홍 전 총장이 신 씨의 학위에 대해 확신을 가졌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채용이 사실상 결정된 뒤 홍 전 총장은 학교 관계자들에게 '예일대 박사로 이번에 특별채용 된 분'이라며 신 씨를 소개했다"며 "측근들조차 신 씨를 그때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B 씨 역시 "당시 홍 전 총장이 신 씨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말하지 않아 학교 관계자들은 '문화계 쪽을 통해 알게 됐을 것'이라고만 짐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 관계자는 "장윤 스님이 3일까지 참고인 조사를 받지 않으면 홍 전 총장을 먼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이유종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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