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 논제

글 (가)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밝힌 다음, 글 (나)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 해결책을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제시문은 easynonsul.com 참조>

■ 학생글
박재순·전북 군산시 군산동원중학교 3학년

대중문화의 심미성에서 이러한 획일화와 동질화가 생긴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유행'이 일어난 이유와도 같다 할 수 있다. 유행과 획일화가 생기는 이유는 어느 한 대중에서부터 시작하여 많은 대중까지 퍼져가 내가 저것을 하지 않으면 고립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이 때문에 대중문화는 획일화가 되어가고 동시에 동질화도 생겨나는 것이다.

이렇게 대중문화가 변화되면 상업성을 띤 대중 매체에 의해 개성이나 창의력과는 관계없이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수용을 강요하게 되고 그 결과로 사람들은 개성과 창의를 잃어 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중문화의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첫 번째로 대중 매체가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수용을 강요할 때 먼저 그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문화가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지 않은 것인지를 먼저 생각한 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만약 대중문화를 받아들인다 할 때 그 문화를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그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대중문화를 생각한다면 지금과 같은 문화에 휩쓸려 다니는 현상과 함께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 또한 지켜내고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박예언·충남 금산군 금산여자중학교 3학년

오늘날 사회의 문화를 대중문화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정보를 쉽게 접하면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가 발달한 것이다. 그런데 대중문화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또한 정보를 공유하는 공유자는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해 대중의 기호에 맞춰서 신문에 보도된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테레사 수녀의 죽음과 같이 정보를 수용하는 대중의 경중에 대한 판단력을 흐리게 하기도 하며, 일방적인 수용을 강요하기도 하여 그들, 특히 사고력이 부족한 이들이 편견과 선입견을 갖도록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대중문화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사고력을 갖고 양면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조건적 수용이 아닌 그 것에 대해 양면성을 따져 부적합한 내용은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책을 읽거나 토론, 여러 체험 등으로 사고력을 기르고 지식을 쌓는 것은 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대중의 이런 노력이 지속되면 그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공유자는 나름의 이익을 얻기 위해 그들의 기호와 수준에 따라서 공유의 방법이나 질과 폭 등이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중의 질이 높아지고, 문화도 크게 발전할 것이다.

■ 총평
사회현상 보는 눈 좋아졌지만 해결책 제시 미흡

정보 통신 혁명은 신속·정확하게 다량의 물질을 제공하여 과거 농업·기계 혁명보다도 우리 인간을 편리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으며, 인간 대 인간의 거리도 좁혀 주었다. 또 범람하는 정보의 물결 속에서 인간이 새로운 세계를 꿈꾸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새로운 혁명이 으레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바꾸듯이 정보 통신 혁명도 인간의 환경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았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많은 정보가 신속하게 공급되고 정보에 대한 수요도 커지는 등 대중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대중문화의 장단점을 놓고 많은 의견이 끊이지 않고 오가고 있다.

이번 논제는 대중문화의 공급과 수요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지고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대중미디어가 빠르게 확산되어 대중문화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 개인의 개성과 특징이 사라지고 획일화·단일화될 수 있다는 것에 문제의 초점이 있다. 범세계적인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지구촌)의 흐름 속에서 일부 잘못된 세계화 추구 때문에 지역화가 무시되고, 전통성이 파괴되는 등 부정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문화를 창조하는 데 있어서도 자본주의 원칙에 따라 상업적인 것을 최고의 가치로 인식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이 침해받을 수 있다. 개개인의 특징이 문화 창조에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은 문화의 무한한 발전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번 논제를 놓고 다수의 학생이 대중문화에 대해 좋은 의견을 제시해 주었다. 특히 대중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잘 밝혀 주었다. 이는 사회 현상을 읽는 눈이 점차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논자들이 찾은 원인에 비해 해결책 제시는 다소 미흡했다. 논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찾은 원인에서 그 해결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책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현상의 원인과 공존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제의 원인으로부터 해결책을 도출하는 접근 방식은 글의 통일성과 유기성을 동시에 살리는 방법이 될 것이다.

박재순 학생의 글은 글의 유기적 구조가 돋보였다. 상업성을 띠는 대중매체에 의해 개인의 개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도 잘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상업적인 대중매체나 대중문화의 출현으로 획일화된 유행이 강요되는 풍토를 ‘고립감’이라는 한 단어로 잘 제시했다. 즉 대중매체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가 이 사회 속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 유행을 좇게 되며 이로 인해 획일화가 나타난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해석은 논리적인 접근으로서 큰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해결책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논자가 밝힌 ‘문화의 공급과 수요’라는 측면에서 ‘강요’와 ‘무비판적 수용’이라는 구도를 좀 더 부각했더라면 논지의 초점이 명확해졌을 것이다. 논제가 제시한 ‘고립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제시하는 쪽으로 글을 전개했더라도 참신하고 타당한 해결책이 되었을 것이다.

박예언 학생의 글은 대중의 질이 높아지면 대중문화 산업을 주도하는 이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는 재미있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용(소비)하는 사람의 수준이 높아지면 공급하는 사람 역시 자신의 이익을 담보받기 위해 스스로 수준을 높일 것이라는 경제 원리를 잘 파악하여 논제의 해결점을 찾으려 했다. 단순히 드러난 현상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현상의 이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생각해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의견 제시 수준에서 멈춰 있어 논자가 제시한 해결책에 의해 대중문화의 질이 향상되고 좋아진다는 구체적인 근거나 결과 제시가 부족하다. 차라리 논자가 접근법으로 활용한 경제 원리, 즉 생산과 소비의 구도를 써서 글을 전개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문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긴장감을 갖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야 대중문화의 수준 도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더라면 좋은 글이 되었을 것이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글 (나)에 등장하는 알리사와 줄리엣의 행동을 본 후 글 (가)와 (나)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사랑과 희생이 서로 양립 가능한지 각자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600자 내외)

■ 제시문

사랑의 의미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사람들마다 이야기하는 사랑의 종류가 많고, 그 뜻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랑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도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사랑은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느낌이나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고통이나 기쁨을 함께하겠다는 따뜻한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중략)

둘째, 사랑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다. 이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할 때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중략)

셋째, 사랑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사랑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전체 사회의 문제에 대하여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사랑의 느낌을 가지거나 사랑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중 1 도덕 99∼101쪽]

희생은, 때로는 아주 무시하지 않는 한 느껴지기 마련인 ‘아주 성스러운 것’으로, 때로는 그 반대로 아주 심한 위험에 처하지 않고서는 저지를 수 없는 일종의 ‘죄악’으로, 이처럼 상반된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르네 지라르, ‘폭력과 성스러움’]

“그때는 너도 그런 줄 몰랐잖아?”

“응, 분명히는 몰랐어.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떤 조그마한 것이라도 이젠 분명히 알 수 있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잘못 생각이라니! 줄리엣이 널 사랑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장님이나 다름없어.”

“그럼 알리사는…….”

“알리사는 자신을 희생시키고 있는 거야. 동생의 비밀을 알아차리자, 알리사는 자기 자리를 동생에게 양보하려고 했지. 어떠니, 넌! 이젠 그리 이해하지 못할 일도 없겠지. 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줄리엣과 얘기해 보고 싶었어. 그런데 내 말을 꺼내자마자, 아니 그보다는 내 말하는 뜻을 알아차리자마자, 줄리엣은 둘이서 앉아 있던 긴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그런 줄 알았어요’하고 몇 번이나 되풀이 말하는 거야. 그렇게는 조금도 생각지 않았던 어조로…….” (중략)

“왜? 내게 있어선 좀 더 우스운 얘기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 이야기는……. 줄리엣은 날 듯이 언니 방으로 갔어. 높은 목소리가 아주 격하게 들렸기 때문에 나는 불안했어.” (중략)

“왜 아니야! 줄리엣은 경매를 하고 있는 거야” 하고 그는 토해내듯이 말했습니다.

“줄리엣은 언니에게 지고 싶지 않은 거야. 아마도 저 위에서는 천사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겠지!” (중략)

“제롬, 이럴 수가 없어. 줄리엣은 저 사람을 전혀 사랑하고 있지 않아! 오늘 아침에도 나에게 그렇게 말했어. 저애를 말려 줘. 제롬! 아아, 저애가 어쩌려고…….”

알리사는 죽을 듯이 애원하면서 내 어깨에 매달렸습니다. 알리사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라면 나는 내 목숨이라도 바치고 싶었습니다.[앙드레 지드, ‘좁은 문’]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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