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서 ‘T 브라운’ 커피맛 모르면 “쉿! 조용”

  • 입력 2007년 7월 16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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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광주 호남신학대 교내에 문을 연 ’티 브라운’ 카페가 도심 속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이 카페의 ’사장’을 자처하고 있는 호남신학대 차종순 총장이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지난 2005년 광주 호남신학대 교내에 문을 연 ’티 브라운’ 카페가 도심 속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이 카페의 ’사장’을 자처하고 있는 호남신학대 차종순 총장이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티 브라운을 아십니까?”

광주 옛 도심의 한복판인 남구 양림동 호남신학대. 이 학교 정문을 들어서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한 서양 남자의 캐리커처와 함께 영어로 쓰인 ‘티 브라운’ 표지판이 나타난다. 표지판을 따라 만나게 되는 건물은 학교 도서관. ‘티 브라운’은 이 도서관 1층에 자리 잡은 커피숍의 이름으로 이 학교 설립자 조지 톰슨 브라운(87·미국 남장로교회) 목사의 이름에서 따 왔다.

2005년 5월 문을 연 이 커피숍이 요즘 광주 사람들 사이에 ‘도심 속의 명소’로 뜨고 있다. 이 커피숍의 자랑거리는 붉은 벽돌 건물 전면의 널따란 유리창을 통해 한눈에 보이는 무등산 풍경.

양림동 출신으로 어릴 적 추억을 쫓아 자주 찾는다는 단골 김모(59·건설업) 씨는 “무등산은 광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큰 산이지만 반듯하고 우람한 전경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는 여기가 으뜸”이라고 소개했다.

밤이면 바로 옆 1900년 대 초 선교사 저택인 고풍스러운 ‘윌슨하우스’에 불이 들어와 마치 외국에 와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도 한다.

다음으로 꼽는 자랑거리는 무엇보다 깔끔한 커피 맛. 서울 강남의 내로라하는 커피숍에서 받아온 재료를 즉석에서 갈아 내놓아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스스로 ‘사장’을 자처하는 이 대학 차종순(59) 총장은 “처음에는 대학 구내 커피숍 커피 맛이 그저 그렇겠지 하고 찾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단골이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애초 창고처럼 버려졌던 이곳에 커피숍을 내자는 아이디어를 낸 이도 차 총장이었다. 그는 커피 맛에서 조그만 인테리어 소품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그가 지키는 또 하나의 원칙은 학생들의 가벼운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대부분의 커피 값을 1500∼2000원 선으로 정했다는 것.

차 총장은 “학생들에게 싼 값에 휴식공간을 제공하면서 해마다 5000만 원에 가까운 수익을 내 장학금으로 내놓았다”며 “다른 대학과 교회에서도 노하우를 알려 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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