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읽는 철학동화]<2>난 왜 이렇게 생겼을까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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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이는 커서 연예인이 되는 것이 소원이에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노래 부르는 가수나 멋진 드라마에 나오는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지요.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회자가 되고 싶기도 해요. 소영이가 자신의 희망을 짝 민서에게 말했더니 민서가 말했어요. “연예인이 되려면 예뻐야 해. 너처럼 쌍꺼풀이 없고 코도 낮은 아이는 성형수술을 받아야 해.” 소영이는 그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답니다. ‘연예인이 되려면 정말 예쁘고 잘생겨야 하나. 꼭 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나. 왜 나는 이렇게 못생겼을까.’》

소영이가 엄마에게 이런 걱정거리를 말하자 엄마가 웃으며 대답했어요.

“소영이가 이렇게 생긴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거란다. 소영이 얼굴에서 아빠와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 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도 볼 수 있어. 만약 소영이가 성형수술을 받는다면 엄마 아빠와 닮지 않은 낯선 모습의 사람이 될지도 몰라.”

며칠 후 소영이네 가족은 산에 올라갔습니다. 산에는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었어요.

“어느 꽃이 제일 예쁘니?”

이런 엄마의 질문에 소영이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한참 만에 대답했어요.

“엄마, 그렇게 물어보면 대답하기 어려워요. 보라색 꽃도 예쁘고 주황색 꽃도 예뻐요. 여기 있는 꽃들은 다 예쁜 걸요.”

그러자 엄마가 웃으며 말했어요.

“그래. 보라색은 노루오줌 꽃이고 주황색은 하늘말나리 꽃이야. 또 저쪽에 땅을 향해 피어 있는 꽃은 족두리 꽃이란다. 꽃들은 제각각 자기만의 모습을 가져서 예쁜 거란다.”

“맞아요. 저도 세상에 딱 한 명이어서 예쁜 거예요. 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소영이는 노루오줌 꽃의 향기를 맡으며 말했어요. “너는 노루오줌 꽃이라서 예뻐. 나는 나라서 예쁘고.”

소영이처럼 얼굴이 못생겼다고 고민하며 ‘성형수술을 하면 자신감이 생길 거야’하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지요.

그러나 자신감은 얼굴이 예쁘고 잘생겼다고 해서 쑥쑥 커지는 것이 아니랍니다. 외모에서 자신감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성형수술을 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자신감은 마음을 잘 다스릴 때 생기는 것이에요. 누가 자신을 못생겼다고 해도 슬퍼하지 않고, 또 예쁘다고 해서 기뻐하기보다는 마음이 이쪽저쪽으로 쏠리지 않는 ‘평상심’이 중요하지요. 평상심은 이 얘기, 저 얘기에 흔들리지 않고 뚜렷하게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지요.

예쁘다는 것은 그 시대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옛날 아프리카에서는 가슴이 크고 엉덩이가 펑퍼짐한 여자가 예쁜 여자로 통했답니다. 이런 여자가 아기를 잘 낳는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또 한때 유럽에서는 통통하게 살이 찐 여자를 보고 아름다운 여자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마르고 얼굴이 갸름하며 코가 오뚝하고 허리가 가늘어야 미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훗날 또 어떤 외모가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얘기를 들을지 누가 알겠어요.

아름다움은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느냐에 달렸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은 표정이 아름다울 것이며 마음에 화가 쌓여 있는 사람은 표정이 어둡고 짜증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표정은 성형수술을 할 수 없으니까요.

조성자 동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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