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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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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 그∼래, 슈 슛∼.”
중증장애인들로 구성된 전동휠체어 축구팀인 ‘피닉스팀’의 선수 4명이 장애인의 날을 일주일 앞둔 13일 부산 남구 대연동 경성대 야외농구장에 모여 훈련을 했다.
올해 6월과 9월 각각 서울팀, 일본 선발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한 훈련이었다.
어눌한 말투로 고함을 질러보지만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러나 볼을 쫓는 이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부산지부 변경택(48) 지회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 이 팀은 장수호(41), 조상래(35), 최부귀(36), 차상영(38) 씨 등 4명의 선수들로 지난해 구성됐다. 국내에는 중증장애인 전동휠체어 축구팀이 서울과 부산밖에 없다.
선수들은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장애인재활시설인 곰두리센터 내 체육관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장소 제한으로 유엔기념공원 공터, 대학운동장 등을 전전하고 있다.
연습장소는 그렇다 하더라도 대당 30kg이 넘는 휠체어를 옮기는 일과 중중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차량도 여의치 않아 일주일에 한 번 손발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팀이 창단된 이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대연동의 혜인한의원 안창수(46) 원장과 대학생 박준호(24) 씨를 포함한 1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없었다면 팀은 벌써 해체됐을지 모른다.
안 원장은 대당 200만∼300만 원대인 전동휠체어 구입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하며 지금까지 중증장애인 선수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선수들은 지난해 4월 일본에서 열린 일본팀과의 친선경기에서 비록 16-0으로 대패했지만 장애인 축구의 새로운 장을 텄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선수인 장 씨는 “역도나 보치아 등은 정적인 운동이어서 재미나 호기심을 덜 느끼지만 축구는 중증장애인도 활발하게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변 단장은 “전동 휠체어 축구경기는 앞으로 장애인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이나 유럽, 일본처럼 정부나 기업들이 정책적으로 키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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