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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11일 0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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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이환구(49) 장학관과 청양 청남중 오준연(50) 체육교사 및 이 중학교 민경호(50) 탁구코치는 “사람 살려”라는 비명을 듣고 인근 호수로 뛰어갔다.
이들은 대학 내 체육관에서 열리는 ‘제35회 충남소년체육대회 탁구대회’를 관람하다 잠시 밖으로 나와 연합팀 구성 문제를 논의하던 중이었다.
호수 5m 안쪽의 꼬마는 움직임도 없이 물에 둥둥 떠 있었다. 이 장학관과 민 코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호수로 뛰어들어 아이를 밖으로 꺼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우선 오 교사가 입을 아이의 입에 대고 인공호흡을 시작했고 뒤이어 이 장학관이 심폐소생술에 착수했다. 둘은 공주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선후배 사이로 응급조치 요령을 알고 있었다.
아이는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10여 차례 하자 눈을 움찔했고 2, 3분 더 계속하자 입과 코에서 물을 쏟아 내더니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비로소 호흡이 터진 것.
이 장학관 등은 체온이 떨어져 쇼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온 조치를 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다.
이 꼬마는 이날 탁구대회를 진행한 김종무 충남탁구협회 총무이사의 네 살 난 아들로 밝혀졌다. 김 이사는 “대회 진행 때문에 아이를 밖에서 놀게 했다가 큰 화를 당할 뻔했다”면서 “완벽한 응급조치 덕분에 후유증 없이 9일 퇴원시킬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이 장학관은 “응급조치를 그동안 교육 차원에서만 강조해 왔는데 막상 겪어 보니 그야말로 절실한 생명운동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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