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여고생, 간경화 아버지에 간이식

  • 입력 2007년 3월 29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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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여고생이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70%를 떼어줬다.

충북 청주중앙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조성민(18·사진) 양은 29일 서울삼성병원에서 자신의 간 70%를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오전 7시 반에 시작한 수술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조 양의 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아 왔으며 최근 말기 판정을 받았다. 다른 치료가 통하지 않아 간 이식 밖에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었지만 조 양은 아버지를 위해 간 이식을 결심하고 27일 입원했다.

조 양의 담임인 김지혜(30) 교사는 "성민이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삶의 의미가 없다. 지금은 아버지에게 건강하고 새로운 삶을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성민이를 모두 대견해 한다"고 전했다.

조 양은 평소에도 남을 잘 배려하는 모범생으로 친구들과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아왔다.

지난해 교내 환경지킴이 최우수상을 2차례나 받았고 '제40회 대한적십자사 총재기 차지 충북 응급처치법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청소년적십자(RCY) 사회봉사부문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비와 치료비가 걱정이다. 수술비만 5000만 원이고 치료비용까지 더하면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조 양의 가정형편은 이를 감당할 상황이 아니다.

부모님은 충북 진천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이마저 손을 놓은 상태다.

학교 측은 조 양을 돕기 위해 교사들이 모금을 했고, 학생들도 다음주 중 대의원회의를 열어 모금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김 교사는 "요즘 보기 드문 효심을 보여준 성민에게 도움의 손길이 많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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