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사회영역

  • 입력 2007년 3월 6일 02시 59분


《‘교과서에 나오는 심화학습 문제에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책이 숨어 있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과 논술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교과서를 통해 논술의 기초를 충분히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08 대입논술에 대비할 수 있도록 고교 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논술 강의로 진행한다. 한 주는 사회와 과학, 한 주는 언어와 수리를 싣는다.》

인기 연예인들 - 생활고 일가족 잇단 자살

개인적 - 사회적 원인과 해결책 제시하라

■ 주제: 사회 속의 개인

흔히들 ‘행복은 그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하지만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꼭 그렇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본 사람은 과연 없을까? 나 개인의 존재 가치가 사회 속에서 의미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고민 말이다. 이는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던져 보았을 물음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불행이라고 하는 것이 ‘개인사(個人事)’로만 치부하기에는 사회가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가 너무 무거워 풀 수 없는 난제가 되고 말았다. 특히 청소년들의 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인기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 소식을 접하면서 사회 속의 개인은 과연 무엇인가,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어떻게 생각했기에 생명을 버리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한다. 그래서 이번 주제에서는 ‘사회 속의 개인’이라는 제목 하에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동반자로서 나아가야 할 해법은 무엇이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사회)
번호주제
1개항(1876) 어떻게 볼 것인가?
2지역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3우리 곁의 민주주의
4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
5사회 속의 개인
6의무냐, 목적이냐?
7법은 도덕의 최소한인가?
8붕당의 현대적 의미
9지도,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10정치 속의 여성
11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인가?
12개고기가 나쁜 음식인가?
13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
14역사란 무엇인가?
15지형의 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
16국제사회를 바라보는 눈
17자본주의의 변신-시장이냐 정부냐?
18TV 속에 비친 우리 사회
19국가란 무엇인가?
20주전론과 주화론
21가라앉는 섬, 누구의 책임인가?
22정치문화와 한국
23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24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

■ 생각해 보기

<쟁점 탐구 1> 개인 없는 사회, 사회 없는 개인은 가능한가?

수목원에 가 보면 우람한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무의 둘레가 두세 사람이 손을 맞잡아야 겨우 잴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소나무, 참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울창하게 들어서 숲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 나무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울창한 숲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이처럼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설명하는 입장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사회 실재론’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 명목론’이다.

사회 실재론은 개인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지만, 사회는 단순한 개인들의 모임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특성과 구속력을 가진다고 보는 입장이다. 즉, 사회 실재론은 전체 사회의 구조적 특성과 개인에 대한 사회의 영향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개인의 행동과 의식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회에 의해 규제·구속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사회 실재론에서는 일탈 행동의 원인을 유해한 사회 환경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사회 명목론은 사회는 개인 밖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개인들이 모여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개인의 목표를 실현시켜 주는 도구에 불과하고, 개인은 존재하지만 사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명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의 존재나 그 구조적 특성은 인정하지 않는 관점이다. 예를 들어, 이 입장에서는 일탈 행동의 원인을 당사자의 잘못된 행동이나 의식 자체에서 찾는 것이다.

사회 실재론이나 사회 명목론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개인과 사회 어느 한 면만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인과 사회의 밀접한 상호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지학사) 개인 없는 사회, 사회 없는 개인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쟁점 탐구 2> 자살은 개인적 질병인 ‘우울증’에 의한 것이다?

자살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개인이 처한 불행하고 비극적인 상황이나 조건에 원인을 두고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과연 타당한 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아니면 전체 사회 구성원과 체제가 함께 책임을 지고 공동의 대응을 해야 하는 문제인가를 따져 볼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

자살의 원인으로 개인의 ‘우울증’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울증’은 유전적, 체질적 요인에서 비롯되는 생물학적 원인과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원인, 심각한 상실, 만성질환, 대인관계의 어려움, 경제적 문제 또는 일상생활의 안 좋은 변화 등으로 비롯되는 사회적 원인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우울증’은 단순히 어떤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보기보다는 복합적인 문제들로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울증’을 21세기에 인류를 괴롭히는 10대 질병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우울증’ 환자의 90% 이상이 죽을 수 있다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 가운데 15% 내지 20% 정도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우울증’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기는 것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 속 자신의 무가치성과 제반 여건이 힘든 상황에서 자포자기의 결과로 나타나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같이 갈 수 있는 동반자임을 충분히 인지시킬 수 있으면 ‘우울증’은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 다시 말해 ‘개인적 차원의 우울증’으로 몰기보다는 ‘사회적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으로 생각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쟁점 탐구 3> 현대 사회의 과제는 ‘사회적 우울증인 인간 소외 현상’의 극복이다.

현대 사회를 흔히 ‘자기 소외’의 사회라고들 한다. 그것은 현대 사회가 인간의 뜻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사회의 구조 속에 말려들고, 나아가 그것에 봉사하는 역(逆)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기계로 생산하고 기계로 소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생활은 기계화되어 있다. 원래 기계는 인간의 육체적 노동을 절약하면서 생활을 문화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과학 기술 진보의 혜택으로 얻어진 것이고, 그것은 우리의 생활을 행복하게 하고 풍족하게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계는 기계대로의 세계를 가지고 있어서,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이 고안되고 첨가됨으로써 양적으로 누적적인 고도의 발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거기엔 정지도 후퇴도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유토피아(utopia)가 아닌 디스토피아(dystopia)의 출현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조직 거대화도 인간 소외의 근원이 되고 있다. 조직도 역시 인간이 더욱 능률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관료 조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조직이 거대화하면 조직체의 공동 목표로 설정된 사실들이 조직 자체의 요청으로 되어버려 개인의 힘으로써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수준으로 규범화하고, 결국 조직 앞에 개인은 무력한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리하여, 거대하고 고도화한 조직은 그 목표 달성을 위한 능률이라는 규범 체계를 확립시켜, 소속 개인들을 개성 있는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여기선 개성적인 창의는 뒷전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선 자본주의 정신으로서의 윤리가 통용되지 않고 대체로 동조형이나 형식주의적인 행동과 반응을 존중하는 관료제적 윤리가 중요해지고, 사람들은 이러한 윤리를 각기의 행동 속에 내면화한다.

또한 현대인은 가족, 이웃, 직장, 종교, 동료 집단 등 무수한 집단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집단에는 각각의 규범이 있고, 그곳에 소속함으로써 우리들은 각각의 집단으로부터 여러 가지 역할을 기대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역할들로 하여금 심각한 역할 갈등을 느끼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가치 체계를 형성하기를 포기하고 항상 상황에 따라 자기의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자기를 훈련한다. 여기서 리스만이 말하는 타인 지향적인 성격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즉, 타인의 기대와 평가를 기준으로 하여 행동하고 자기 본래의 주체적 의식은 둔화되며, 무엇을 하든 강한 성취 의욕이 일어나지 않고 또 충족되지도 않는다.

현대인은 많은 집단에 자기의 이해득실을 고려해 참가하고 있으므로 타인에 대하여 이해관계로만 접촉하게 되고, 따라서 인간과 인간의 전인격적인 결합은 어렵게 된다.

집단생활에의 참여는 생활의 풍족과 합리화를 의미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도리어 개인 자신을 분열시키고 공백화시키는 소외 상태를 면할 길이 없게 되는 것이다.

소외의 요인은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민주주의 사상의 고양과 교육 수준의 향상으로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사회와 조직이 인간을 압박하고 주체성이 상실된다는 사실을 더욱 민감하게 인식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현실과 이상 간의 거리는 더욱 멀어지고, 욕구 불만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커간다. 또한 현대적 광고 기술이나 선전 효과에 따라 우리들의 욕망이 이상적으로 자극되고 개발됨으로써 기대 수준만을 계속 높인다. 그럼으로써 우리들의 마음이 자기 자신의 내부로 향하지 않고 외부에만 주목하게 되고 자기와 남의 비교로 열등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유발되며 소외 현상이 더욱 쉽게 받아들여지는 심적 성향이 길러진다. 그리하여 현대인은 소외된 인간이란 상태를 면할 길이 없게 되는 것이다.

■ 생각 확장하기

1. ‘카드 빚, 생활고로 인해 일가족 집단 자살’

2. ‘인기 연예인 김광석, 이은주, 유니, 정다빈 자살’

3. ‘성적 비관 고교생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

■ 논제

논제 1 ‘사회 속의 개인의 위치’에 대해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고려해서 본인의 생각을 논하라.

논제 2 위에서 보여 준 자살의 사례를 보고, 자살의 원인이 ‘사회적 원인’인지 ‘개인적 원인’인지를 밝히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논하라.

강태홍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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