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질문을 바꾸세요… 아이가 달라져요

  • 입력 200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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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중심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지니움 서예원 원장의 영재교육 철칙이다. 서 원장과 카드놀이를 하면서 창의성을 키우고 있는 정려빈(7) 군과 허예정(7) 양. 원대연  기자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중심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지니움 서예원 원장의 영재교육 철칙이다. 서 원장과 카드놀이를 하면서 창의성을 키우고 있는 정려빈(7) 군과 허예정(7) 양. 원대연 기자
영재성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능이라는 인지적 요소만으로 영재성을 규정하기도 하고 학습능력, 사고력, 욕구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창의성, 동기 등 심리적 요소나 리더십, 예술적 재능을 넣기도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평균 이상의 지적능력과 높은 창의력, 높은 문제해결능력 등 3가지 요소를 영재성으로 정의한다.
영재성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능이라는 인지적 요소만으로 영재성을 규정하기도 하고 학습능력, 사고력, 욕구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창의성, 동기 등 심리적 요소나 리더십, 예술적 재능을 넣기도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평균 이상의 지적능력과 높은 창의력, 높은 문제해결능력 등 3가지 요소를 영재성으로 정의한다.
영재성 키우는 3가지 비법 ‘브레인스토밍-강제결합법-스캠퍼’

《부모의 마음은 똑같다. 자녀의 재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

남다른 재능(영재성)을 보인다면 영재교육기관에 보내기 위해 비싼 돈을 지불할 용의도 있다.

하지만 자녀의 영재성은 우선적으로 가정에서 길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

집에서 자녀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질문만 조금 바꾸면 된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들은 “재미있었니?” “공부는 잘했어?”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잘 놀았니?” “급식은 잘 먹었어?”라고 묻는다.

그러면 대부분의 아이는 “응” 또는 “아니”라고 답한다. 물론 그날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많지 않다.

그러나 “오늘은 누구랑 얘기를 제일 많이 했니?” “선생님은 무슨 색 옷을 입고 오셨니?” “네 친구 ○○는 오늘도 기분이 영 별로라고 하디?”라고 질문을 바꿔 보자.

특히 자녀가 습관적으로 거의 모든 일에 ‘예’ 또는 ‘아니요’란 답으로 일관하거나 매사에 시큰둥하다면 질문을 바꿔야 할 필요성은 커진다. 아이의 무덤덤한 태도가 조금씩 사라지고 호기심과 질문이 늘어나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다.

○ 100% 성공하는 질문법

영재교육원 지니움(www.igenium.com)의 서예원 원장은 집에서 자녀의 영재성을 키워 주는 방법으로 브레인스토밍, 강제결합법, 스캠퍼(SCAMPER) 등 3가지를 추천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란 동화책에서 왕자가 사랑의 키스를 하자 공주가 오랜 잠에서 깨어난다. 이를 활용해 보자.

“만일 키스를 했는데도 공주가 깨어나지 않으면 왕자는 어떻게 공주를 깨울 수 있을까?”

우선 아이와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아이가 더는 생각이 안 난다고 하면 강제결합법을 동원한다.

“냄비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신문을 사용하면 또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 수가 많아지면 당연히 재미있고 신이 난다. 이때가 중요하다. 아이가 즐거워하면 “어머, 2개나 더 생각해냈네”라는 식으로 칭찬한다.

스캠퍼식 질문 만들기도 효과적이다.

“왕자님 대신 다른 사람을 이용할 수는 없을까?”(S) “냄비와 신문을 합쳐서 잠을 깨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C) “크기를 줄이거나 늘려서 이용할 만한 건 없을까?”(M)….

‘이렇게 질문을 제시해 주면 그건 아이들 생각이 아니라 엄마의 생각이 아닌가’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창의성 활동이 신나고 즐거운 놀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새록새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절로 즐거워지기 마련이다.

“다른 생각은 없어?” “또 생각해 보자”며 단순 반복적으로 재촉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양한 질문을 던져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엄마의 질문 방식을 배운다.

수학 문제를 풀다 막히면 ‘꼭 이 공식을 써야 하나? 다른 공식을 써 볼까?’라며 자신에게 질문하게 된다. 엄마의 질문 방식을 따라 하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다양한 질문을 만들어 문제해결에 응용하게 되는 것이다.

○ 새로운 동화책 만들기

CBS 영재교육학술원의 이조옥 실장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창의성 증진 놀이를 소개했다.

준비물은 동화책 3권과 동화책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 스케치북, 색종이, 색연필, 가위, 풀 등을 준비하면 된다.

서로 관련이 없는 동화책 3권을 탐색하고 재배치하고 새로운 내용을 만들면서 자녀는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평소 자녀가 즐겨 보던 동화책을 차근차근 넘기며 “이 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 음∼, 그림도 있고 글씨도 있고 숫자도 있네”라고 얘기를 건넨다.

이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자녀는 책에 실린 그림을 가리키며 등장인물이 누구이고 어떤 줄거리인지 나름대로 설명할 것이다. 이때 부모는 자녀가 동화책의 어느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관찰한다. 자녀의 관심에 초점을 맞춰 대화를 이끌어간다.

동화책 3권을 꼼꼼히 탐색하면 의외로 다양한 공통점과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제목의 위치나 출판사의 이름, 글쓴이와 그림 그린이가 적혀 있는 위치, 쪽수가 표시된 위치와 배치 방법, 바코드의 숫자와 모양, 가격, 동화책의 크기와 두께 등.

탐색이 끝나면 동화책 3권에서 각각 2장씩 그림만 복사해 6장을 뽑아낸 뒤 자녀에게 새로운 동화책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자녀는 자신이 즐겨 읽은 동화책의 몇 가지 부분을 기초로 새롭고 재미있는 동화책을 만들 수 있다. 일단 자녀가 활동을 시작하면 부모는 최대한 개입하지 않고 자녀가 하자는 대로 한다.

○ 비판은 금물, 긍정적 단어 사용

자녀와 얘기하거나 놀이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아이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내라고 재촉해서도 안 된다.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려면 부정적인 단어보다는 긍정적인 말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확성기로 사이렌을 울려 공주를 깨운다’는 아이디어를 내면 “여기엔 확성기가 없잖아”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말자. 그 대신 “좋은 생각이구나. 그럼 확성기는 어디서 가져와야 하지?”라고 생각의 여지를 남겨 두는 것이 현명한 유도법이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브레인스토밍: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난상토론식으로 제시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발상이나 해법을 찾는 활동.

:강제결합법:

서로 상관없는 아이디어나 물건을 결합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물건을 재생산해내는 활동. 또는 주어진 상황과 전혀 상관없는 물건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해 전혀 다른 해결책을 유도하는 방식. 욕실에 있는 칫솔과 주방에서 쓰는 주전자를 결합하면 어떤 물건이 나올지 생각해 보는 식이다.

:스캠퍼(SCAMPER):

대치(Substitute), 결합(Combine), 응용(Adapt), 수정(Modify), 다른 용도로 사용(Put to other uses), 제거(Eliminate), 재구성(Rearrange)을 뜻하는 7개 영어 단어의 알파벳 첫 자를 따서 만든 말. 제품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 회의에서 자주 사용하는 창의성 기법 중 하나.

▼좋은 영재교육 프로그램 고르는 법▼

좋은 영재교육기관을 고르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소문만 믿고 발품 파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우선 영재성 판별검사를 통해 영재성을 발굴하고 교육하는 전문기관을 찾는다. 전문 교육을 받은 검사자가 상주하면서 지능,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 검사항목을 일대일로 진행하는 기관이 좋다.

아이에 따라 영재성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영재성을 판단할 때는 아이의 현재 지적 수준 못지않게 잠재성도 고려해야 한다.

지니움의 서예원 원장은 “아동기는 이미 성취를 이룬 시기가 아니라 성취의 가능성을 보이는 시기”라며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영재성 판별검사를 하는 기관을 찾아 상담하라”고 조언했다.

영재 아이들은 사고의 폭이 넓고 자유로우면서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남다르다. 따라서 아이의 특성과 장점을 그대로 살리는 프로그램을 갖춘 기관이 좋다.

영재수업에서 교사는 보조자에 불과하다. 직접적인 지도는 지양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습과 탐구 활동의 주체는 아이다. 교사 중심의 수업은 단순한 선행학습이 되기 쉬우므로 아이 중심의 프로그램인지 확인한다.

아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는지도 점검한다. 정기적인 상담과 검사를 통해 아이에 대한 자료가 충실하게 수집되고 관리되는지, 그 결과가 수업에 제대로 반영되는지 알아본다. 학부모에게 수업 내용과 결과가 제공되고 밀도 있는 상담이 이뤄지는지도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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