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역사의 현장, 카메라가 있어 행복했다”

  • 입력 2007년 2월 6일 06시 59분


코멘트
“40년 동안 현장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 기자로서 가장 큰 영예지요.”

1967년 2월 전남매일신문사에 입사해 이달 말로 40년을 채우고 정년을 맞는 나경택(58) 씨.

연합뉴스 광주전남지사 부국장인 그는 “광주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신문사에 입사했을 때 4면 발행 신문에 사진기자가 3명이었는데 카메라는 2대뿐이었다”고 추억을 되새겼다.

1970년대와 1980년대 기자 생활의 전성기를 맞았던 그 역시 5·18민주화운동을 정면에서 맞닥뜨렸다.

그는 그해 5월을 시작부터 끝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소수의 국내 사진기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붓 대신 카메라로 역사를 증언하고 기록하는 사관(史官)으로서의 직업의식을 그때 실감했다”며 “눈앞을 에워싼 죽음의 공포와 분노, 눈물과 감동이 뒤섞인 5월의 현장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기자상’을 비롯한 많은 상을 탔지만 1990년 수상한 ‘용기 있는 기자상’을 가장 값진 상으로 꼽았다.

이 상을 준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당시 “나 기자가 ‘광주항쟁’이라는 말조차 금기시되던 공포의 시절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라는 사진집을 내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5월 현장의 사진을 기증했다”고 수상이유를 밝혔다.

그는 6일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사진기자 40년을 정리한 사진집 ‘앵글과 눈동자’ 출판기념회를 갖고 같은 장소에서 19일까지 사진전을 연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