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장 "개정 사학법 반대"

  • 입력 2006년 12월 20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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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은 순교를 의미한다. 순교한다는 마음으로 개정 사학법에 반대한다."

지난 12일 목회자로서는 드물게 삭발까지 단행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이광선 총회장은 20일 결연한 의지를 내비췄다.

이날 이 총회장의 뒤를 이어 교단내 목회자 30여명이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삭발을 단행했다.

-사학법을 반대한다고 목회자가 삭발까지 해야 하는가?

"목회자들은 함부로 삭발하거나 죽는 일이 없다. 단지 사학법 때문에 머리를 깍은 게 아니다. 신앙과 선교라는 건학이념을 개정 사학법으로는 실천할 수 없기 때문에 깍은 것이다. 목회자가 머리를 자르는 것은 순교의 의미다. 일제 때도 신앙과 선교가 훼손당하자 순교를 했다."

-왜 사학법에 반대하나?

"이유는 분명하다. 학교운영위원회, 대학평의회가 추천하는 이사는 사학의 건학 이념, 신앙을 모를 수 있으며 좌경사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건학 이념에 엄청난 지장과 방해가 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개방형 이사 제를 반대한다면 사학비리를 막는 대안은 무엇인가?

"사학 비리는 자체적으로 민주적 절차를 걸쳐 투명하게 감시하면 된다. 또한 현행 체제 안에서도 충분히 감시가 가능한데 왜 개방형 이사제를 하는가? 이 자리에서 외부회계법인 감사, 교육청 업무 감사 등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진 않겠다. 아무리 봐도 그 이유가 적합 치 않다."

-기득권을 보호를 위해 투쟁하는 것처럼 보일수 있다

"사유재산권의 침해로 손해 보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개정 사학법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앙에 대한 고백과 선교라는 사학 건립 이념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방형이사제가 그걸 건드렸다. 이는 사유재산권 침해보다 더 큰 아픔이다. 오늘 삭발에 동참한 목회자 가운데 학교 관련 이권이 걸린 사람은 하나도 없다. 내 나이 이제 70이다. 내 이익을 위해 이러겠는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그동안 사학법 개정안을 지지해오다 입장을 바꾼 이유는?

"찬성도, 반대도 없었다. 다만 절박한 마음에 동참한 것이다. 그동안 유보한 것 뿐이다. 뒤늦게나마 동참하는 것은 바른 결단이다. 이번 문제는 단지 교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공감하는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다. 나라의 장래와 신앙을 위한 것이다. 사학법 재개정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기독교 사학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거기에 따른 교회의 투쟁은 일제 때보다 더할 것이다. 추후 철저하게 불복종운동을 벌일 것이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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