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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7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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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가 최근 항소심에서 70만 원으로 떨어져 한숨을 돌린 상태다. 그 때문인지 검찰의 기소와 재판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이 지사는 처음에는 검찰의 기소나 1심 판결을 인정하기 어려워 화가 났다고 했다. 내용상 과연 기소를 하고 당선무효형을 내릴 사안이냐는 것.
“관사에서 밀린 결재를 처리하다 마당으로 나와 달을 바라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물밀 듯했어요. 이런 정치적 위기는 처음이거든요….”
하지만 이 지사는 이 모두가 자신의 부덕에서 비롯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좀 더 신중하지 못하고 겸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 지사는 이번에 배운 겸손을 도정을 수행하는 데에도 적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 산하 기관 및 단체의 구조조정에서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도 산하 기관 단체에 ‘겸손’을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충남도가 최근 2개월간 13개 산하 기관 단체에 대해 평가를 벌였더니 리더십과 사업성과, 경영관리 등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일부 기관은 기관장의 리더십 부재 등으로 기관 간 협력사업에서 차질을 빚고 있으며 충남도체육회의 경우 충남도 국장을 정년퇴직한 K 씨가 12년째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K 씨와 임기를 같이하고 싶다”는 심대평 전 충남지사의 육탄방어로 2년 전 퇴진 위기를 넘겼으나 지사가 바뀐 지금에도 “아직 임기가 남았다”고 요지부동이다. 최근 충남도의회에서는 도 산하 기관 단체장의 고액 연봉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 지사가 세금을 낭비하는 사람들을 ‘겸손’하게 대한다면 이는 주민을 ‘불손’하게 대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지명훈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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