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문화재청장 “보신각 종소리 예전만큼 못해”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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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문화재청장이 “현재의 보신각종 소리가 예전 소리만큼 아름답지 않다”며 보신각종(사진)의 교체를 제안했다.

유 청장은 25일 홍련사∼숙정문∼북악산 정상∼창의문에 이르는 북악산 길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산행하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국보 제29호) 등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종들의 타종 소리를 녹음해 와 오 시장에게 들려주며 “보신각종은 모양이 아니라 소리를 중심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은 맥놀이(종을 친 후 울려 퍼지는 소리)가 가장 중요한데 보신각종의 맥놀이가 감동적이지 않다는 것.

유 청장은 새 종을 누가 만들어야 하느냐고 관심을 표명한 오 시장에게 “문화재청에서 만들어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서울시가 동의한다면) 종 복원 분야 전문가들과 첨단 기술을 활용해 보신각종이 원래의 은은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도록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 보신각종(높이 378cm, 입지름 223cm, 무게 20t)은 조선 세조 때 주조된 옛 보신각종(보물 제2호)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면서 1985년 이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삼일절, 광복절, 12월 31일 등 연 3회 타종돼 오다가 보신각종을 관광 자원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결정에 따라 이달 21일부터 매일 정오에 12번씩 타종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 청장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시 문화재위원과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문화재청과 보신각 종 교체 안을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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