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폭력… 전국 불법시위 ‘얼룩’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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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충남도청 울타리22일 오후 대전 중구 선화동 충남도청 울타리 주변 100여 m에 걸쳐 심어진 향나무가 불타고 있다. 이날 충남도청 앞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 200여 명이 도청 진입을 시도하다가 횃불로 향나무에 불을 질렀다.대전=연합뉴스
불타는 충남도청 울타리
22일 오후 대전 중구 선화동 충남도청 울타리 주변 100여 m에 걸쳐 심어진 향나무가 불타고 있다. 이날 충남도청 앞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 200여 명이 도청 진입을 시도하다가 횃불로 향나무에 불을 질렀다.대전=연합뉴스
22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가 방화와 폭력, 도로 점거 등 올해 들어 가장 과격한 불법 행위로 얼룩져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등 전국 13개 도시에서 7만35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한미 FTA 반대 시위를 벌였다.

대전에서는 시위대가 충남도청 담장에 심어져 있는 향나무에 불을 지르고 도청 철제 담장을 뜯어냈고, 광주에서는 시위대가 시청을 향해 돌과 불깡통을 던져 시청사 유리창 40여 장이 깨졌다. 강원 춘천시의 강원도청 출입문도 시위대에 의해 파손됐다.

또 농민 2300여 명은 호남고속도로 상하행선 1km를 점거해 고속도로 통행이 30여 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날 시위로 전의경 25명, 시위대 10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나 가벼운 부상을 입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1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광주에서 21명, 대전에서 6명 등 과격 시위를 벌인 27명을 연행해 조사했다.

특히 대전에선 집회 참가자 6명이 연행되자 시위대 500여 명이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간략한 조사만 한 뒤 연행한 사람을 모두 풀어 줬다.

경찰은 불법·폭력시위를 주동한 범국본과 농민단체 지도부를 소환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최근 폭력 및 교통체증 유발 집회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잠시 평화적인 시위가 이뤄지는 듯했으나 이날 올해 들어 가장 과격한 폭력시위가 벌어지자 시민들의 불만이 더욱 컸다.

범국본은 이달 29일과 다음 달 6일에도 전국 각 지역에서 FTA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5만8000여 명(92개 사업장)은 22일 노사관계 법 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 저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올해 들어서만 7번째다.

교원평가제 전면 실시에 반대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2281명도 이날 연가투쟁에 나섰다. 연가투쟁은 1999년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 12번째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춘천=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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