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도와줄 수 없나” 대사관女 “아, 없어요” 딸깍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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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국군포로의 도움 요청을 매정하게 거절한 주중 한국대사관 여직원, 이른바 ‘대사관녀’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홍수를 이루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8일 국군포로 장무환(80) 씨가 1998년 9월 북한을 탈출해 주중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거는 장면과 전화를 받은 대사관 여직원이 장 씨의 도움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내용의 대화가 담긴 동영상을 방영했는데 이를 본 누리꾼들이 분노한 것이다. 이에 앞서 SBS는 1998년 10월 18일에 이 동영상을 방영한 바 있다.

장 씨는 1953년 7월 국군포로로 북한에 끌려갔다 1998년 9월 말 45년 만에 귀환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전화를 건 장 씨는 “나 국군포로인데 한국대사관 아닙니까”라고 물었고 여직원이 “맞는데요”라고 대답하자 “도와줄 수 없는가 해서. 내가…”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여직원은 “아, 없어요”라며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누리꾼 김대곤 씨는 22일 외교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며 “외교부 장관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998년 9월 당시엔 국군포로 송환이 매우 드물어 관련 업무체계가 수립돼 있지 않았다”며 “당시 현지 대사관에서 그런 전화 응대를 한 데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당시 장 씨의 전화를 받은 대사관 여직원은 한국에서 파견된 업무 보조원으로 이미 퇴직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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