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1만4000명 개인정보 유출

  • 입력 2006년 10월 24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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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국용 아이디로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에 불법 접속한 뒤 가입자 수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신용평가회사·카드사·대부업체와 채권추심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4일 H신용정보 등 11개 신용평가사, 2개 카드사, 6개 대부업체 등 법인 19개와 이들 업체 임직원 32명을 정보통신망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병원·약국 등이 쓰는 건강보험정보 시스템 접속용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들에게 유출한 M정형외과 법인과 간호사 이모(25·여) 씨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입건된 19개 업체 임직원들은 올해 1~6월 M정형외과 등 20여개 병원·약국으로부터 입수한 건강보험정보 접속용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채무자 1만4585명의 개인정보를 27만9325차례에 걸쳐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M정형외과에 근무하는 간호사 이 씨는 자신이 사용해 오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H신용정보 채권추심원인 남자친구에게 알려줘 8659차례에 걸쳐 정보를 부정 열람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H신용정보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위임 계약직 형태로 채권추심원 44명을 고용한 뒤 불법 입수한 정보를 넘겨 줘 70억 원의 채권을 회수하고 수수료로 6억2500만 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유출된 개인정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1년 구축한 의료보험정보 전산화 시스템에 들어 있던 720억 건의 정보 중 일부로 병원·약국 등 6만8000여 개 요양기관이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

경찰은 다른 병원·약국 관계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의 개인정보 유출 연루 여부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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