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습격 완도 '괴물' 잡고보니 280㎏ 멧돼지

  • 입력 2006년 10월 13일 15시 59분


사살된 멧돼지. 정승호기자
사살된 멧돼지. 정승호기자
전남 완도군 생일도에서 밤만 되면 염소를 습격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멧돼지가 12일 사살됐다.

생일도에서는 1년여 전부터 주민들이 키운 염소 20여 마리가 멧돼지에게 희생됐다. 한 달 전부터 전문 수렵인들이 포획에 나섰으나 그 때마다 자취를 감춰 허탕을 쳤다.

이 멧돼지의 꼬리가 잡힌 것은 11일 밤.

완도군의 포획 의뢰를 받은 수렵인 박준일(52) 정대광(40) 씨는 유촌리에서 멧돼지를 목격했으나 엽총 사거리 밖에 있어 포획에 실패한 뒤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12일 밤 "염소가 많이 운다. 멧돼지가 내려온 것 같다"는 전화를 받은 이들은 즉시 엽총을 챙겨 유촌리 야산으로 출동했다.

서치라이트를 켜자 몸무게가 무려 280㎏이 나가는 멧돼지가 흑염소를 잡아먹고 있었다.

정 씨가 쏜 첫 발이 목 부분을 정확히 맞혔으나 멧돼지는 비틀거리며 5m가량 달아나다 곧이어 발사된 두 번째 탄환이 심장을 관통하면서 쓰러졌다.

박 씨는 "보통 집에서 기르는 돼지보다 3배나 커 보기에도 오싹할 정도였다"며 "이 처럼 큰 멧돼지가 3~4마리 정도 더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이달 말까지 포획작전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일도에는 전체 464가구 가운데 48가구에서 900여 마리의 염소를 키우고 있다.

완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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