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부부 고향 위해 10억원 출연

  • 입력 2006년 10월 9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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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부부가 고향의 불우이웃들과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10억 원을 출연해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충북 영동군 매곡면사무소에 따르면 이 곳 장척리 출신인 이병선(72·사진) 씨와 약사 출신 부인 최길순(74) 씨는 3일 지인을 통해 (재)장척문화재단 설립 사실을 알려왔다.

이 재단은 장학사업과 불우이웃 지원을 목적으로 이 씨 부부가 각각 5억 원 씩을 출연해 만들어졌다. 이 씨는 재단 설립에 그치지 않고 해마다 1억 원씩 기금을 추가로 보탤 계획이다.

장척리에서 태어난 뒤 초등학교 시절 고향을 떠난 이 씨는 서울대 상대를 나와 한일은행장과 한일리스회장, 한양투금 사장을 거친 뒤 1993년 보람은행장을 끝으로 은퇴했다.

일찍 고향을 떠났지만 그는 늘 고향을 잊지 않고 애정을 쏟았다

1991년에는 조흥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다가 은퇴한 부친 이성원 씨(작고)와 함께 고향을 위해 써 달라며 500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그 뒤에도 해마다 마을 부녀회 등에 200만 원씩의 성금을 기탁했다.

남편의 고향 사랑에 감명 받은 부인 최 씨도 평생 약국을 운영해 모은 돈 5억 원을 이번에 선뜻 내놓았다.

그러나 이 씨 부부는 "할 말이 없다"며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이 씨의 초등학교 친구인 이종용(72) 씨는 "어려서부터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근검절약이 몸에 밴 친구"라며 "평생 노력해 번 돈으로 다양한 사회사업을 하기 위해 문화재단을 만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곡면사무소 이광진 부면장은 "내년부터 해마다 매곡면 주민 중 효행상과 장학상 수상자 40명을 선발해 1인 당 100만 원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동=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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