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대경대 연극영화과 김삼일 교수

  • 입력 2006년 9월 13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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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짝사랑해 오던 소설을 무대에 올리게 돼 꼭 자식을 얻은 느낌입니다.”

중견 연극인인 대경대 연극영화과 김삼일(64·포항시립극단 연출가·사진) 교수가 소설가 이효석 선생의 단편소설 ‘황제’를 1인극으로 만들어 선보였다.

김 교수는 1970년 우연히 이 소설을 접하고 연극으로 만들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 ‘황제’는 ‘메밀꽃 필 무렵’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문학적 성향과는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섬에 유배된 나폴레옹이 자신의 화려했던 삶을 회상하다 “불가능은 없는 게 아니라 있다”고 말하면서 숨을 거두는 게 줄거리다.

김 교수는 “직접 각색하고 연출 하면서 내 삶을 마무리할 곳도 바로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963년부터 포항 및 대구KBS 성우로 활동한 그는 라디오 드라마 분야에서 일하다 1964년 극단 ‘태백산맥’에서 ‘나는 자유를 택했다’의 주인공을 맡으면서 연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43년째 연극무대를 지키고 있는 그는 2004년 이해랑 연극상과 2005년 홍해성 연극상 등을 받으며 대구와 경북지역 연극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대경대 연극영화과 창설 10년을 맞아 기획한 연극 5편의 개막작으로 최근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나폴레옹은 영웅이었지만 결국 운명과 환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한 인간이라는 점이 이 연극의 메시지”라며 “11월 초부터 정기공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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