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ILO총회 개막날 행진 강행” 민노총,불허조치 거부

  • 입력 2006년 8월 25일 06시 59분


코멘트
2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되는 제14차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지역총회를 앞두고 경찰과 노동계, 보수단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24일 벡스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29일부터 4일간 벡스코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차별 없는 부산 만들기 제5회 걷기 대행진’ 행사를 허락하지 않은 것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민노총은 “ILO 총회라는 공간은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고 열린 토론의 장이 돼야 한다”며 “대행진 행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노총은 29일 벡스코 앞에서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의 차별과 빈곤, 실업 등의 문제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운대역과 요트경기장을 돌아오는 행진을 한 뒤 저녁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문화행사를 열 예정이다.

민노총은 21일 해운대경찰서에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경찰은 23일 불허통보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노총이 이번 총회에 주최자로 참가하기 때문에 불법 폭력시위는 자제할 것으로 보이지만 돌발 사고를 배제할 수 없어 행사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을 비롯해 40여 개 아태지역 회원국의 국가원수와 노동장관, 노사단체 대표, 관련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여하는데 자칫 과격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행사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발전산업노조와 부산교통공사노조 등은 이 기간 중 행사장에서 떨어진 수영구와 남구 등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보수단체들은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벡스코와 동백섬 누리마루 등 해운대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며 집회장소를 선점해 놓았다.

재향군인회는 ILO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캠페인을, 해병전우회는 교통질서 확립 캠페인을, 해운대청년연합회는 청소년 선도 및 교통질서 캠페인을, 벡스코는 ILO 행사 홍보 캠페인을 각각 열겠다며 집회신고를 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