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오락실 업주들 “돈뜯은 공무원 10명씩 안고 자폭하겠다”

  • 입력 200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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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PC버전 적발24일 서울 송파경찰서 직원이 ‘바다이야기’를 PC용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설치해 영업한 성인PC방에서 압수한 하드디스크와 컴퓨터를 공개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바다이야기’ PC버전 적발
24일 서울 송파경찰서 직원이 ‘바다이야기’를 PC용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설치해 영업한 성인PC방에서 압수한 하드디스크와 컴퓨터를 공개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경품용 상품권 도입, 상품권 발행업체의 지정 및 인증, 사행성 게임기의 심사 과정 등 사행산업에 대한 정책 실패와 한국적 부패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도박공화국을 만들었다.”

23, 24일 이틀 동안 충북 보은군 속리산 레이크힐스 관광호텔에서 열린 성인오락실 업주 모임인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한컴산)의 ‘긴급 현안 해결 및 조직 단합 임원 워크숍’에서는 지금의 위기 상황에 대한 토론 과정에서 정관계 유착설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이들에게서 금품을 받아 온 공무원들의 리스트가 담긴 ‘살생부’가 폭로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24일 대검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오락실 업주라고 밝힌 김모 씨가 “지금까지 우리 돈을 뜯어간 공무원 10명씩 안고, 특히 지금 제일 앞장서서 우리를 잡으러 다니는 경찰 10명씩만 안고 자폭해 버리자”는 글을 올렸다.

23일 오후 11시경 한컴산 임원 워크숍의 비공식 토론이 끝난 뒤 삼삼오오 모인 업주들은 술자리를 갖고 정부의 강공책과 국민의 비난 여론을 불러온 원인을 놓고 토론을 벌이다 자신들이 전해 들은 정관계 로비에 관한 소문을 털어놓기도 했다.

A 씨는 “경품용 상품권을 도입한 것은 한 게임업체 사장인 B 씨가 문화관광부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라며 “당시 문화부 직원이 B 씨에게 놀아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일부 업주는 상품권 지정 및 인증제도가 엉터리로 운영되면서 이번 사건이 권력 실세들의 개입을 불러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C 씨는 “상품권 발행사로 지정받기 위한 로비는 국회의원 수준이 아니라 최고 실세와 연결해야 한다는 것은 업계의 상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인 안다미로사의 김용환 대표가 2003년 2월∼2004년 12월 게임산업개발원의 이사로 있었음이 밝혀져 이 회사가 상품권업체로 지정된 과정에 의혹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게임산업개발원이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 권한을 맡기 며칠 전 일신상의 이유로 갑자기 이사직을 사퇴했다. 안다미로는 석 달 뒤인 2005년 2월 상품권 발행업체로 인증 받은 22개 업체에 포함됐다. 그러나 허위 서류 기재로 인증이 취소됐다가 한 달 만인 8월에 다시 게임산업개발원에 의해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됐다.

보은=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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