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밤늦게 택시 타도 이젠 걱정없어요

  • 입력 2006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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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의 안전을 위해 서울시가 모든 택시에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모바일 택시캅’ 제도가 이르면 다음 달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달 말 택시업계, 택시노조, 교통전문가, 시의회 의원 등이 참여하는 택시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모바일 택시캅’에 대한 최종 심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시장의 승인이 나는 대로 이르면 9월 내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밤에도 안심하고 택시 탄다=‘모바일 택시캅’은 택시에 고유번호가 표시된 스티커를 부착해 승객들이 택시에 관한 정보를 휴대전화로 조회할 수 있는 제도다.

서울시는 시내에서 운행 중인 법인·개인택시 7만2500여 대 모두에 6, 7자리의 고유번호를 부여할 계획이다. 고유번호의 앞 4자리는 차량번호이고 뒤 2, 3자리는 일련번호다.

승객은 휴대전화에 ‘**36524’(365일 24시간 안전하다는 뜻)를 누르고 이동통신 3사의 인터넷서비스에 접속한 뒤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차량 번호, 탑승 시간, 탑승 장소 등과 함께 택시회사 연락처, 도난·행정처분 차량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승객은 이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문자메시지로 손쉽게 전송할 수 있다. 사전에 서로 승인한 사람들끼리는 택시의 위치정보를 한 시간 동안 확인할 수도 있다.

▽택시노조 “승객 늘어난다면 찬성”=수개월째 표류해 온 ‘모바일 택시캅’의 시행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것은 승객 감소에 따른 택시 운전사들의 절박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업체 지오텔이 서울시에 ‘모바일 택시캅’을 제안하고, 서울시도 택시 서비스 개선책의 일환으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은 지난해 7월. 업체와 이동통신사는 시스템 구축을 몇 달 전 마치고도 “운전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간다”며 택시 운전사들이 반발해 제도 도입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에서 택시 승객이 10% 이상 줄어드는 등 택시 불황이 심해지자 운전사들도 서비스 도입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전국민주택시노조 서울지역본부 조규범 사무국장은 “9월 초 3000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설문을 할 계획이지만 안전이 담보돼 승객이 늘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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