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품바타령 고수들 모두 모여라

  • 입력 2006년 8월 18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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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품바(일명 각설이)’ 타령의 최고수를 뽑는 명인대회가 품바의 발상지인 전남 무안군에서 열린다.

무안군 일로읍 청년회는 품바의 혼을 되살리기 위해 18∼20일 일로읍 회산 백련지에서 제1회 전국 품바 명인명창 선발대회를 연다.

이 대회에는 사전 심사를 거쳐 선발된 전국 8개 품바 공연팀이 참가해 전국 최고의 품바 자리를 놓고 겨루게 된다. 대학로에서 활동 중인 ‘김시라 극단’의 특별 초청공연도 열린다.

품바의 발상지는 일로읍 의산리 밤나무골 공동묘지 아래 천사촌(天舍村).

각설이패 우두머리였던 천자근(별명 김작은이)이 1920년 목포 부두 노동자파업을 주도했다가 일경을 피해 정착한 곳으로 1950년대 말까지 부랑인 등 100여 명이 생활해 왔다.

이 같은 사연은 1981년 고 김시라(시인·연출가) 씨가 원작과 연출을 맡아 이곳 공회당에서 천사촌 사람들의 삶을 타령으로 풀어 내는 첫 공연을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후 1983년 서울 무대에 오른 뒤 국내외에서 4000여 회 이상 공연되면서 풍자와 해학의 1인 마당극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일로읍에는 초대 품바 정규수와 2대 고수 김태형이 살고 있지만 발상지를 알리는 표지석만 남았을 뿐 마을은 잡초로 뒤덮여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올해 말 완공될 일로읍 5일 장터 안에 상설 품바 공연장을 조성하는 등 관광 상품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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