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일제 건물에 우리 역사 심는다

  • 입력 2006년 7월 24일 0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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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역사를 간직한 건물들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교육장으로 꾸며지고 있다. 광주학생 항일운동의 진원지였던 전남 나주역 일대에 기념공원이 조성되고 전남 함평의 독립운동가 생가에 상하이(上海) 임시 정부 청사 모조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또 일제의 경제 수탈 기관이었던 동양척식회사 건물이 당시 침략사를 보여 주는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등 자치단체의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이 한창이다.》

○나주역에 광주학생독립운동 공원

전남 나주시는 2001년 호남선 복선화 공사에 따른 노선 조정으로 폐쇄된 나주시 죽림동 나주역 일대에 광주학생 항일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다음 달 기념공원 공사에 들어가 2008년 완공할 계획이다.

나주역은 1929년 10월 30일 나주에서 광주로 통학하던 광주고보생들이 조선 여학생들을 희롱하는 일본 학생들과 격투를 벌여 전국적인 학생 항일운동(11월 3일)으로 번졌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시는 사업비 67억 원을 들여 나주역사를 복원하고 주변 2만8000m²에 역사기념관과 기념탑, 야외전시공원, 야생화 단지를 조성한다. 기념관 옆에는 학생운동 진원지를 상징하는 10m 높이의 기념탑이 세워진다.

○함평 김철 생가에 임시정부청사 복원

전남 함평군은 신광면 함정리에 있는 독립운동가 일강 김철(1886∼1934) 선생 기념관 터에 상하이 임시정부 모조 청사를 복원하고 있다.

군은 상하이 임정 청사가 상하이 시의 재개발 사업 구역에 포함돼 철거 위기를 맞자 일강 선생이 태어난 곳에 청사를 복원하기로 하고 지난해 상하이에 설계팀을 파견해 임정 건물을 측량하고 내부 시설물에 대한 고증 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착공돼 현재 외부 골조공사가 끝났으며 2008년 완공될 예정.

일강 선생은 1917년 천석꾼 살림을 모두 처분하고 상하이로 망명해 자신이 살던 집을 임시정부 청사로 내놨다. 그는 백범 김구 선생 밑에서 초대 재무장과 국무원 비서장을 지내는 등 조국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쳐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됐다.

○옛 동양척식회사에서 일제 사진전

전남 목포시는 일제 경제 수탈의 역사성과 전남지역에서 유일한 르네상스식 건축 양식을 지닌 건물 단장 공사를 최근 끝내고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일제의 만행을 담은 100여 점과 목포의 옛 모습을 담은 80점의 사진이 공개되는 전시회는 연말까지 계속된다.

1920년 목포시 중앙동 2가 6번지 438평의 대지에 2층으로 지어진 동척 목포지점은 광복 이후 해군 헌병사령부로 사용되다 1989년부터 현지 관리인 없이 방치되면서 여러 차례 철거 위기를 맞았다.

목포시는 이후 국방부에 요청한 무상 양여가 이뤄지지 않자 2000년 8월 4억6300만 원에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6년에 걸친 복원작업 끝에 옛 동양척식회사 건물은 새로운 역사문화 교육장으로 태어나게 됐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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