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현충일에… KBS, 中마오쩌둥 대장정 특집 방영

  • 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4분


공영방송 KBS가 현충일에 중국 마오쩌둥(毛澤東)과 공산군 병력의 1934년 중국 대장정을 그린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해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KBS1 TV는 6일 밤에 45분간 ‘세계 걸작 다큐멘터리’ 시간에 ‘중국 대장정’ 2부 ‘대륙의 붉은 바람’을 방송했다. 1부 ‘혁명의 대서사시’는 지난달 30일 밤늦은 시간에 방송됐다.

KBS에 따르면 2부작 ‘중국 대장정’은 중국 제작사인 ‘아시안 유니언 컬처’와 미국의 ‘나인타임스 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해 올해 출시한 다큐멘터리이다. 중국 대장정의 생존자들과 전문 학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의 험난한 여정을 재연하고 있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은 KBS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KBS의 부적절한 편성을 비판했다. 이정훈 씨는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에 중국 공산당을 영웅화한 프로그램을 내보냈어야 했느냐”고 지적했고, 백재현 씨도 “당시 중공군에게 목숨을 잃은 분도 많을 텐데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기훈 씨는 “대장정의 생존자가 군복까지 입고 나와 당시를 증언하는 장면을 보니 KBS가 공영방송의 감각을 갖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방송을 내보내기 전에 적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송성근 KBS 영화만화팀장은 8일 “프로그램 방송 날짜를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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