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미국인 켈러씨 쌍룡도서관서 영어동화 들려줘

  • 입력 2006년 3월 30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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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time(옛날 옛적에)….”

7일 충남 천안의 시립 쌍룡도서관 아동실에 뾰족한 코의 이야기 할아버지가 등장했다. ‘Papa Andy가 들려주는 영어동화’ 프로그램을 맡은 독일계 미국인인 앤디 켈러(68).

그는 이날부터 매주 화, 토요일 두 차례씩 6∼9세의 지역 어린이dorp 영어동화를 읽어준다.

켈러 씨는 미국의 닛산자동차 지사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임했다. 천안에서 목회 활동을 하기 위해 2004년 11월 내한했다.

천안시내 쌍룡도서관에서 장애인을 위한해 책 배달 자원봉사를 하던 김인원 목사는 미국에서 같은 교회에 다녔던 켈러 씨에게 자원봉사를 주선했다.

영어 조기교육 열풍 속에 외국인 할아버지가 구수한 목소리로 영어동화를 읽어준다는 소문이 퍼지자 영어동화반에 140여 명이 신청했다. 60명인 정원을 4월에는 80명으로 늘렸으나 신청자가 밀려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켈러 씨는 하루에 3편의 영어동화를 읽는다. ‘황소가 된 게으름뱅이’ ‘흥부와 놀부’ ‘한나의 놀라움’ ‘작은 북극곰’ 등 영어로 쓰여진 한국 전래동화와 세계명작 동화를 적절히 안배한다.

어린이들은 동물 흉내를 실감나게 하는 대목에서 폭소를 터뜨리며 좋아한다. 수업이 끝난 뒤 일일이 안아주며 인사를 건네는 켈러 씨를 기다리려고 아이들이 줄을 선다.

켈러 씨는 “한국 아이들과 너무 정이 들었다”며 “연말이면 귀국해야 하는데 과연 떨어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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