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中혁명음악가 정율성 광주 불로동서 출생”

  • 입력 2006년 3월 27일 0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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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적 혁명 음악가인 정율성(鄭律成 1914∼1976 중국명 정뤼청)의 출생지가 그동안 알려진 광주 남구 양림동이 아니라 동구 불로동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보 2005년 10월 20일자 A16면

▽“정율성 출생지는 동구 불로동”=24일 ‘음악가 정율성 선생 출생지 고증 세미나’에서 이이화(李離和· 서원대 석좌교수) 김성준(金成俊· 중국 연변대 교수)씨, 하동(河東) 정씨 종친회 인사 등은 “불로동 163번지(현 히딩크관광호텔 일대)가 정율성의 출생지”라고 밝혔다.

한중문화교류회 등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이 세미나에서 이 교수 등은 “토지대장을 통해 정율성의 부친 정해업(鄭海業·1873년생) 씨가 1912년부터 1919년까지 불로동 163번지 대지를 소유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관련 기록을 공개했다.

이들은 “정율성이 1914년 7월 7일 출생해 1917년 화순 능주로 이사해 능주보통학교를 다니다 1924년 광주 금동으로 다시 옮겨 와 양림동 숭일보통학교를 다녔는데, 이로 인해 ‘양림동 생가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씨 종친회 측은 “잘못된 ‘생가설’을 근거로 양림동 79번지를 생가로 지정하는 것은 국제적 망신을 살 수도 있는 일”이라며 “체계적 고증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림동 기념사업’ 차질 불가피=이 주장에 따라 광주 남구가 그동안 ‘양림동 생가설’을 근거로 추진해 온 관련 기념사업은 혼선과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주장은 지난해 10월 광주시의 사실 조사에 이어 두 번째 제기된 것.

시는 생가 복원 등 관련 기념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실시해 “거주 경력 및 생가 터를 조사한 결과 그동안 알려진 남구 양림동 79번지는 생가일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시는 당시 “양림동 79번지는 1918년 조선총독부의 지형도에 숲으로 표기돼 있고 종묘장 등이 있던 곳으로 추정돼 1914년 당시 가옥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양림동 생가복원 사업비 20억 원 지원 방침을 철회했지만 남구는 이 같은 움직임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가족의 증언과 전기 등의 기록이 양림동이 생가 터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양림동 생가 관련 사업 및 올해 국제음악제 등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당시 중국공산당의 근거지 옌안(延安)에 정착해 많은 혁명군가를 작곡했다. ‘인민해방군 군가’와 ‘옌안송’(延安頌) 등은 지금도 중국인의 애창곡으로 중국 인구 10억 명이 최소한 그의 노래 한곡 이상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하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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