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응시료 결제 오류… 1000여명 이중청구 피해

  • 입력 2006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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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영어능력 검정시험인 토플(TOEFL)의 주관 및 대행회사가 많은 응시자에게 응시료를 이중 청구해 대규모 환불 요청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정식으로 환불을 요구한 응시자는 300∼400명이나 이중 청구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환불 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피해 응시자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토플 실시 이후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시험 대행회사인 톰슨 프로메트릭 관계자가 밝혔다.

그러나 주관사와 대행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환불을 받지 못한 응시자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중 등록, 어떻게 일어났나=미 교육평가원(ETS)으로부터 전 세계 토플 판권을 위탁받은 톰슨사는 지난달 6, 7일 인터넷 홈페이지(www.2test.com)를 통해 4월에 치러질 토플 응시생을 모집했다.

당시 실시간 접속자가 수천 명에 이르렀다는 것이 톰슨 한국지사의 설명. 5월부터 말하기 영역이 신설되고 읽기 지문이 기존보다 2배가량 길어지는 등 토플의 출제 방식이 크게 달라져 그 전에 시험을 보려는 응시생이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서버에 문제가 생겼고 이중 등록 사태가 빚어졌다. 응시생들은 등록 버튼을 누른 뒤 ‘오류’ 메시지가 뜨자 무심코 수차례 눌렀으며, 나중에 확인한 결과 응시료까지 포함해 이중 삼중으로 결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토플 1회 응시료는 140달러(약 14만 원)로 신용카드뿐 아니라 외환송금수표로도 결제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응시생이 신용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톰슨 한국지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응시자에게서 항의 e메일과 전화를 받았으며 정식으로 환불을 요청한 사람은 300∼400명”이라고 밝혔다.

▽응시자들 분통=외국어시험관련 포털 사이트인 ‘해커스토플(www.gohackers.com)’에는 피해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응시자들이 이 사이트에 남긴 글 중에는 단 한 차례 시험을 보기 위해 등록을 했는데 많게는 10차례 이상 결제가 됐으며 아직까지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수백 건에 이른다.

특히 정모 씨는 “지난해 8월 9일과 9월 2일 2번 시험을 치렀는데 6월과 9월 각각 2번씩 모두 4번 응시료가 결제됐다”고 밝혀 이중 등록 피해가 지난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커스토플 측은 토플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최근 아예 토플 피해 관련 글만을 별도로 올리는 게시판을 만들기도 했다.

▽대행사들은 발뺌=현재 한국에서 토플 등록 및 관리를 대행하고 있는 한미교육위원단은 이중 등록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접수해 톰슨사로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톰슨 한국지사에선 항의가 빗발치자 전화를 음성자동응답장치로 바꾸는 등 개별 상담을 일절 받지 않아 환불 진행과정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톰슨 한국지사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들의 인적 사항을 모아 본사에 전달하고 있다”며 “ETS가 비영리 단체다 보니 업무 처리 속도가 느려 최소 6∼10주 기다려야 답신이 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TS 본부 관계자는 본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 본인이 아닐 경우 어떤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일체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한국에서 토플에 응시하는 사람은 한 해 18만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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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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