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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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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학법인연합회 조용기(趙龍沂·80) 회장은 12일 “사학의 대표로서 여당의 사학 개악 법을 막지 못해 면목이 없다”면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학교를 시작했는데 이제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는 학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걱정했다.
사학법인연합회는 중고교, 전문대, 대학 등 3개 사학법인단체 소속 1857개 학교가 가입한 최대 사학 조직이다.
조 회장은 1951년 전남 곡성군에 옥과농도숙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우암유치원, 옥산중(폐교), 옥과고, 전남과학대, 남부대 등 5개 학교를 세운 원로 사학인이다.
그는 “문제 사학은 현행법으로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고 재단 몰수도 가능하다”며 “무엇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개방형 이사가 4분의 1밖에 안 돼 대수롭지 않다고 보는 모양인데 전교조의 수가 많아 막강한 것입니까. 개방형 이사로 들어오려고 기를 쓰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사회 이사가 7명이면 2명, 9명이면 3명, 이사가 13명인 큰 대학은 4명이 개방형 인사로 채워진다. 그러나 이제 ‘조직화한 소수’가 개방형 이사라는 합법적 신분을 확보하고 그들이 최종 목표로 삼는 반미, 친북, 좌경화 교육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조 회장은 우려했다.
“전교조가 지금 교육 현장을 거의 장악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중간고사, 교원평가제, 교육부총리 임명 등 전교조가 반대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이 됐고 전교조 출신이 청와대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는 “그런데 전교조가 아직 장악하지 못한 사학법인 이사회까지 넘보게 됐고 현 체제에서는 아무도 이들을 당해낼 수 없게 됐다”며 “우리 사학인들은 사학이란 간판 아래에서 그들이 요구하는 교육에 들러리를 설 수 없으니 차라리 국가가 사학을 몰수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 회장은 “대부분의 사학 설립자들이 손수 건물을 짓고 운동장을 넓혀 학교를 만들어 인재를 배출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면서 “그런 사학인을 모두 도둑으로 모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사학이 신입생 모집 중지, 학교 폐쇄 등 실력 행사에 들어갈 경우 법으로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그런 것을 무서워하는 사학인은 없다”며 “사학계도 윤리위원회를 엄격하게 운영하고 자체 감사도 실시하는 등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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