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왜 어린이집만 지원하나”

  • 입력 2005년 10월 27일 03시 00분


전국 사립유치원들이 정부 기본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데 반발해 다음 달 2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유치원 교사 등 3만 명이 참가하는 항의성 체육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들이 평일에 휴원까지 하면서 집회를 여는 것은 불법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이 행정제재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유치원 왜 반발하나=최근 여성가족부 등 8개 부처가 마련한 ‘저출산 종합대책’이 발단이 됐다. 2007년부터 여성부가 관장하는 사설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에 인건비 운영비 명목으로 기본보조금을 주기로 한 반면 교육인적자원부 관할의 사립유치원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여성부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0∼5세 영유아 1인당 월 5만 원 정도의 기본보조금 지급 방침을 정했다. 영유아 100만 명을 기준으로 소요 예산이 6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국유치원단체총연합회는 “똑같은 영유아 교육을 담당하는데 사립유치원에만 기본보조금을 안 주는 것은 유아교육을 방치하는 것”이라며 “유치원에 보조금을 주지 않으면 교육비가 인상돼 학부모의 부담이 늘 것”이라고 반발했다.

유치원의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유치원에도 기본보조금 지원 방침을 정하고 국무조정실과 협의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사립유치원은 3863개이며 3∼5세 아동 45만 명을 기준으로 2700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교육비 이원화 방침=정부는 기본보조금을 받으면서 학부모에게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이원화정책을 쓰기로 했다.

현재 보육료 제한 대상인 어린이집과 자율화 대상인 유치원은 보조금을 받고 가격 규제를 받든지, 아니면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자율권을 갖든지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치원과의 가격 경쟁을 우려한 전국보육시설연합회가 보육료 자율화에 반대하고 나선 것도 새로운 쟁점이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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