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스페인독감 한국도 740만명 감염 14만명 사망”

  • 입력 2005년 10월 18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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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사망했을 때 한국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되고 이중 14만 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스페인 독감은 최근 발생한 조류 독감과 유사한 바이러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 경제신문 ‘프라임경제(http://www.pbj.co.kr)’는 18일 당시 학술지와 일제 경무총감부 자료 등을 분석해 1918년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4개월간 ‘서반아 감기’(스페인 독감)가 서울, 인천, 대구, 평양, 원산, 개성 시가지에 만연했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742만2113명의 조선인 환자가 발생하고 13만9128명이 사망했으며, 일본인은 15만9916명의 환자가 발생해 1297명이 사망했다. 기타 중국인 등을 합치면 총 758만8390명의 환자가 생겨서 14만51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당시 스페인의 의학학술지 ‘자마’도 ‘코리아에서 확산되는 인플루엔자(PANDEMIC INFLUENZA IN KOREA)’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최초 창궐일은 9월말이며, 발원지는 시베리아였고 철길을 따라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당시 인구(2000만 명 미만 추정)의 25~50%가 감염됐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독감의 주된 피해자는 20~35세의 젊은이들이었다. 매일신보에 따르면 각급 학교는 일제히 휴교하고 회사는 휴업했으며, 농촌에서는 들녘의 익은 벼를 거두지 못할 정도로 상여 행렬이 끊이질 않아 조선팔도의 민심이 흉흉했다.

1918년 11월11일자 매일신보에는 지역별 참상이 자세히 보도돼 있는데 진주에서는 우편국 교환수와 배달부가 모두 병에 걸려 국장을 비롯한 관리들이 우편물을 거두고 배달했다고 나와 있다.

심지어는 백범 김구 선생도 1919년 20일간 스페인 독감으로 고생했다. 백범일지에는 “병원이란 곳에는 혹을 떼러 제중원에 1개월, 상해에 온 후 서반아 감기로 20일 동안 치료한 것뿐이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스페인 독감이 아시아에서도 유행했다는 것은 들은 적이 있으나 한반도에서 창궐했는지는 몰랐다”며 “그 때는 의료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부실해서 많은 희생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해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방역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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