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교수 “수사에 영향…” 침묵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6·25전쟁은 북한이 시도한 통일전쟁’이란 발언을 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동국대 강정구(姜禎求·사회학·사진) 교수는 6일 “공안 기관의 사법처리 운운은 퇴행적인 역사 행보로 하루빨리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남대 인문대 교수회의실에서 전남대 인문학연구원 주최로 열린 ‘인문학 이야기’ 초청 강사로 나선 강 교수는 ‘국가보안법과 냉전 성역 허물기’란 제목의 발제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발언 내용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연 내내 침묵을 지켰으며, 강 교수와 동행한 동국대 홍윤기(洪潤基·철학과) 교수가 강 교수의 발제문을 대신 발표했다.

그는 발제문에서 “통일전쟁인지 아닌지는 지엽적인 문제이지 핵심적인 문제가 아닌데도 주객이 전도돼 이념 몰이로 악용된 점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학문적 논쟁은 폭력과 빨갱이 몰이, 또는 국보법이라는 국가 폭력의 강제에 의해 강요될 수 없는 만큼 통일전쟁론이 틀렸다면 실증적 차원에서 남북 지도부가 전쟁의 목표에 통일을 배제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강연 말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소모적 진통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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