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이틀째인 청계천 둘러보니

  • 입력 2005년 10월 2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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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다시 흐르기 시작한 청계천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1일 오전 10시부터 시민 입장이 허용된 청계천에는 2일에도 밤늦게까지 구경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개통 첫날 50대 여성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우려했던 안전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주말 이틀 동안 80만 명 운집=1일 하루 동안 청계천을 찾은 사람이 58만 명에 이르는 등 1,2일 이틀 동안 80여만 명이 몰려들었다. 1일 오후 6시에 열린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를 전후해서는 청계광장과 천변 도로, 산책로가 몰려드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웰컴 청계천" 서울시민의 ‘생명수’가 흐른다 (동영상)

청계천 찾은 시민들 신나는 산책 (화보)

가족·연인·친구단위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은 시원한 소리를 내며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깨끗한 물에 매료된 모습이었다. 특히 방문객 중 예전의 청계천을 기억하는 60대 이상 노년 세대가 많이 눈에 띄었다.

청계천을 보기 위해 충남 예산군에서 올라왔다는 이규승(80) 씨는 "젊었을 적 청계천이 흐르는 것을 봤는데 반세기 만에 다시 흐르는 걸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물과 함께 곳곳에 아름다운 벽화와 분수가 있어 산책하기에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광장의 폭포, 광통교, 정조반차도 등 청계천의 명물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남자친구와 함께 구경을 온 이수진(26·여) 씨는 "발을 담그고 물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이 서울 시내에 얼마나 있겠느냐"며 "심리적으로는 한강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진·출입로 화장실 안내표지판 부족=개통 이틀째인 2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중 일부는 도로에서 산책로로 들어가는 진·출입로 계단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기도 했다.

가족들과 함께 청계천을 찾은 이성현(45) 씨는 "아이들이 더 가까이에서 청계천을 보고 싶다고 해 산책로로 내려가는 입구를 찾았는데 안내 표지판이 없어 한참 찾았다"며 "전체 구간에 비해 진·출입 계단 수가 너무 적어 산책로 이용이 다소 불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청계천 전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진·출입로는 양쪽을 합해 모두 23개.

화장실과 휴지통 안내 표지판도 전체적으로 부족했다. 산책로에 화장실과 휴지통이 없는 것을 모르고 이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시민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안전사고·주차문제 등 남은 과제=1일 오후 10시 50분경 50대 여성이 삼일교에서 청계천으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개통 전부터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지적한 안전사고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

특히 청계천변 인도의 경우 폭이 1~1.5m에 불과하고 난간의 높이도 1m 이내인 데 반해 개천 바닥까지의 높이는 4~5m나 돼 추락 사고의 위험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이틀 동안 청계천 주변으로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난간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횡단보도가 산책로 진·출입로와 많이 떨어져 있고, 신호체계가 불안정해 시민들이 무단횡단을 자주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외에도 주차안내 표지판이 부족해 주차를 어디에 할지 몰라 헤매는 차들과 소통 차량들이 뒤엉켜 교통체증을 더했다.

신우석(46) 씨는 "인근에 유료 주차장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를 갖고 나왔는데 주차장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안내가 없어 한참을 찾았다"며 "차를 갖고 나온 시민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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