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수석 ‘힘 자랑’…대구 찾아 “지하철 예산 배정”

  • 입력 2005년 9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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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李康哲·58·사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23일 대구시의 주요 현안 사업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결했다는 내용의 기자간담회를 가져 사전선거운동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수석은 23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대구시와 한나라당 의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구지하철 3호선 설계비에 대한 예산 배정이 불투명했으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예산 30억 원을 반영시킨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지하철 3호선은 사업타당성 종합분석결과(AHP)가 0.461로 추진 기준치(0.5)보다 낮아 예산 배정이 어려운데도 정부 예산이 배정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또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만나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 기본협약을 다음 달 중 대구시와 체결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오영교(吳盈敎) 행정자치부 장관이 26일 대구를 방문하는 데 이어 다음 달 초 노 대통령의 대구 방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 수석의 이날 발언에 대해 여권이 사전 분위기 정지 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수석은 “대구시의 현안 해결 노력은 국정 과제인 국가균형발전 차원”이라며 “대구지하철 3호선 건설과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은 재선거가 실시되는 대구 동구와 지역적으로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이와 관련해 “지하철 3호선과 테크로폴리스 조성사업을 이 수석 당선과 연계시켜 정치 공작적으로 선심을 쓰는 것은 사전선거운동의 극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이 수석은 10·26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하기 위해 다음 주 초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수석이 출마 결심을 굳히고 28일을 전후해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고 23일 말했다.

이 수석은 열린우리당에 재입당하는 절차를 밟은 뒤 대구 동구을 선거구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성고와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이 수석은 지난해 총선 때 대구 동구갑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 수석의 후임으로 황인성(黃寅成) 시민사회비서관의 승진 기용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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