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교실마다 냉-난방기…전기요금에 감전된 일선학교

  • 입력 2005년 9월 23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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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학성고 행정실 직원들은 최근 전기요금 납부 고지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이 학교의 8월 한 달분 전기요금이 사상 최고인 1100만 원이나 됐기 때문. 대다수 학생들이 방학에도 등교해 교실마다 에어컨을 켜놓고 밤늦게 공부했다. 학교 측은 전기요금이 평소(월 평균 700만∼800만 원)보다 많을 것으로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

이는 이 학교 전체 공공요금(전기요금과 상·하수도 전화료 등) 지출액의 70%에 이를 정도로 많은 액수다. 많은 일선학교가 과다한 전기요금으로 재정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일선 교육청이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펼치면서 교실마다 전기 냉·난방기를 설치한데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실 수가 대폭 늘어났지만 학교 전기요금 예산은 이에 맞춰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 전기요금은 업종에 따라 9개 부문으로 나눠 부과된다. 학교는 ‘교육용’으로 전기요금이 1kW당 66.7원이다. 이는 산업용(50.9원/kW)이나 농업용(27.5원/kW)에 비해 매우 높은 편.

일선 학교의 공공요금 지출액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학교시설 개선사업이 이뤄지기 전에는 20∼30%에 불과했으나 최근 5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울산시 교육청은 분석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최근 전기요금 대책반을 구성하는 한편 전국 시·도 교육청과 함께 학교 전기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에 제출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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