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문화공간인 경기 고양시 덕양구 덕양어울림누리에서 자원 봉사로 전시 안내를 담당하는 아줌마 3인방이 ‘어울림 공주’라는 별명까지 얻어가며 관람객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오영희(38) 이소영(33) 최혜숙(37) 씨가 그 주인공. 이들은 지난달 고양문화재단이 모집한 도슨트(Docent·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자원봉사 안내인)에 선발됐다.
이달 초부터 매주 한두 차례씩 ‘2005 미술과 놀이-펀스터즈’ 전시회에 나와 주로 어린이층인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해 준다.
21일 덕양어울림누리에서 만난 이들은 “어린이 관람객들이 우리에게 ‘어울림 공주’라는 별명을 붙여 주어 기분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최 씨는 “자기계발도 되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다”며 “초등학생인 두 아들이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라는 등 많은 지적을 해 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따 동화와 미술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이웃 아이들을 가르쳤다. 이번 활동 역시 두 아들에게 교육적 효과가 있는 분야라 일석이조라고 자랑했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이 직접 만져보거나 올라서는 등 체험하면서 놀이처럼 즐기는 조각, 설치, 영상미술 등 150여 점이 선보인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설 때마다 선풍기 바람이 세지는 전시물은 어떤 원리인지 설명해 주고 스크린에 비친 인왕제색도가 마치 현존하는 것처럼 시간 변화를 표현하고 음향이 가미되는 등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식이다.
모두 고양시에 사는 이들은 벌판에 아파트만 지어진 도시에 덕양어울림누리 같은 문화시설과 공원이 자꾸 생겨 큰 기쁨이 된다고 했다.
오 씨는 “문화시설이 지어진 것에만 만족하지 말고 주민이 직접 참여해야 제대로 된 지역문화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며 “작은 일이지만 도슨트로 일하면서 지역 문화가 풍성해지는 데 일조한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도슨트로는 처음 일하는 것이라 전문적인 작품 해설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이번 전시처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시회는 전문 큐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사전에 공부를 하고 안내자로 나설 수 있다는 것.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이소영 씨는 “전공과 관련된 일이지만 열심히 공부해야 어린 관람객 앞에 설 수 있었다”며 “전공과 비슷한 분야의 전문적인 전시회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재단 측은 계속 도슨트를 선발해 더 많은 주부가 문화활동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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