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연구비 횡령과 관련해 구속된 서울대 교수는 기계항공공학부 조영만(曺榮萬·39) 교수에 이어 2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에 따르면 오 교수는 2000∼2003년 이미 폐업한 유령업체 등에서 각종 실험 기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연구비 5억4290여만 원을 챙긴 혐의다.
오 교수는 연구비집행기관에서 허위 세금계산서가 문제되자 이미 폐업한 회사 명의의 허위 세금계산서와 업체 통장 등을 넘겨받아 이 회사 계좌에 입출금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실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가장해 연구비 2억6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 교수는 또 2004년 10월에는 회사를 운영하는 제자에게 전화를 걸어 “연말까지 책정된 연구비를 쓰지 못하면 반납해야 한다”며 허위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해 1억4000여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오 교수는 참여한 연구 과제 건수나 책정된 인건비와 관계없이 석사과정은 월 40만 원, 박사과정은 월 60만 원만 주는 방법으로 대학원생에게 지급해야 할 인건비 1억7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오 교수는 4월 미국 콘크리트학회(ACI)에서 주는 ‘올해의 논문상’인 ‘웨이슨 메달’을 공동 수상해 서울대 내에서는 ‘공대의 황우석’으로 불리며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왔다.
검찰 관계자는 “오 교수는 2000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될 당시 이렇다 할 재산이 없었지만 7월 현재 예금 보유액만 50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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