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방과후 공부방운영 20여년 이동초등학교 김정진 교사

  • 입력 2005년 5월 11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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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에게 억대의 장학금을 주며 20여 년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 포천시 이동초등학교 김정진 교사(사진 뒷줄 가운데)가 지난해 가을 공부방 제자들과 백운산에 올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제자들에게 억대의 장학금을 주며 20여 년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 포천시 이동초등학교 김정진 교사(사진 뒷줄 가운데)가 지난해 가을 공부방 제자들과 백운산에 올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20여 년간 ‘방과 후 공부방’을 꾸려가며 억대의 장학금까지 마련해 작은 시골학교 학생들의 꿈을 키워 준 선생님의 사연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알려져 화제다.

전교생이 300여 명인 경기 포천시 이동면 이동초등학교 김정진(金鼎鎭·48) 교사는 1979년 교사의 길을 모교인 이동초교에서 시작한 뒤 1982년부터 방과 후 공부방을 운영했다.

그는 “가르치는 게 유일한 재주인데 아이들에게 더 많이 가르쳐주고 싶었을 뿐”이라며 “열악한 교육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한 공부방은 마을회관이었는데 초중학교 학생 20여 명이 모이다 보니 시끄럽기도 하고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아 학교 옆에 있는 자신의 집 방 하나를 비워 공부방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1992년부터는 정부에서 연간 1400여만 원의 지원금을 보조해 주기 시작했는데 김 교사는 운영비를 제외하고 자신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600만 원을 고스란히 모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했다.

이를 교육대와 사범대 의대 법대에 진학한 우수학생들의 대학 장학금으로 사용했는데 지금까지 김 교사가 지원한 돈은 1억여 원으로 12명이 혜택을 봤다.

그중 5명은 김 교사의 뒤를 이어 교사가 되었고 지금은 이 ‘제자 선생님’들이 공부방에서 까마득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사는 “어렵게 생활하던 제자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며 “다 큰 제자들이 찾아와 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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