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高大서 명예철학박사 학위

  • 입력 2005년 5월 3일 0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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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어윤대 고려대 총장으로부터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고려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어윤대 고려대 총장으로부터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고려대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2일 고려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총장 어윤대·魚允大)는 이날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이 회장에 대한 학위 수여식을 가졌다.

고려대는 “이 회장은 탁월한 식견과 새로운 경영으로 기업경영은 물론 한국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꾸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실현에 앞장서는 등 사회에 크게 공헌한 점을 높이 샀다”고 명예박사 학위 수여 이유를 밝혔다.

기업인이 고려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이 회장이 15번째.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기업인은 1995년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 1997년 이동찬(李東燦) 코오롱 명예회장에 이어 세 번째이다.

이 회장은 한국 반도체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은 공로로 2000년 서울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미리 배포한 소감문에서 “21세기 경쟁의 승자와 패자는 누가 먼저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이를 선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 앞날의 예측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뛰어난 인재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과 같은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세계 경쟁력을 갖춘 인재 한 사람의 가치는 매년 1조 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기업과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열악한 여건의 한국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두뇌 강국’이 되어야 한다”며 “21세기 국가 간의 경쟁, 기업 간의 경쟁은 훌륭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길러 내느냐 하는 교육전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대가 지난 100년간 수많은 인재를 길러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왔듯이 앞으로 글로벌 인재를 더 많이 육성하여 주기를 부탁한다”며 “저 또한 명예로운 학위를 주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인재 육성과 기업 혁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수여식에는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등 이 회장의 가족 및 삼성그룹 관계자들과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대표이사, 송필호(宋弼鎬) 중앙일보 대표이사를 비롯한 재계 및 언론계 인사 등이 축하객으로 참석했다.

이날 수여식은 당초 오후 5시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600여 명의 축하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으나 일부 학생들의 학위 수여 반대 시위로 오후 6시 40분경 이 건물 이사장실로 장소를 옮겨 약식으로 진행됐다.

‘다함께 고대모임’ 소속의 학생 등 60여 명은 오후 4시 반경부터 인촌기념관 밖에서 “노동자를 탄압하는 삼성그룹”이라고 주장하며 이 회장에 대한 학위 수여 반대시위를 벌였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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