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3월 30일 18시 3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한 번도 학원에 다녀 보지 못했습니다. 장학금을 받으면 제일 먼저 참고서를 사고 학원에 다니고 싶습니다.”
김 양은 “올해 고3이 되면서 과목별로 참고서와 문제집 15권을 샀다”며 “고교생이 된 뒤 처음 가져 보는 참고서”라고 말했다.
이제까지는 ‘그냥’ 공부하다 보니 시간을 많이 투자해도 성적이 중위권이었지만 더 노력해 대학에서 ‘광고 창작’을 전공하겠다는 목표다.
![]() |
같은 학교 3학년 홍진경(18) 양도 열린 장학금으로 회계사의 꿈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었다.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홍 양은 중학교까지 성적은 바닥권을 맴돌았고 한때 크게 방황을 했지만 지금은 전교 회장을 맡고 있다. 성적은 최상위권.
홍 양은 “장학금을 받은 뒤 어머니가 뛸 듯이 기뻐하셨다”며 “고1 때 수업을 통해 처음 접한 회계에 매력을 느껴 지금은 학원에서 세무회계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욕심 같아선 대학 진학에 꼭 필요한 논술학원에도 다니고 싶다는 홍 양은 “회계사가 되면 배우고 싶지만 여건이 안 돼 체념하는 학생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선정여자실업고에서 4명의 학생을 추천했던 박정옥(朴正玉·26·여) 교사는 “장학금을 신청하려면 일반적으로 ‘용모 단정’ ‘자격증 ○개 보유한 자’ 등으로 신청요건이 까다롭다”며 “그러나 열린 장학금은 비교적 모든 아이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성적이 뛰어나지 않거나 모범생이 아니더라도 이 장학금을 받으면 긍정적인 생활태도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
폭력 또는 절도 등으로 보호관찰을 받는 비행청소년도 장학금을 받은 뒤엔 달라지고 있다. 법무부 대전보호관찰소 김태호(金泰鎬) 사무관은 “결손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보호관찰 대상 학생 6명을 추천해 장학금을 받게 했다”며 “보통은 보호관찰 기간에 30∼40%가 학교를 그만두지만 이들 모두 밝게 학교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교생에게 지원되는 열린 장학금은 9월 중 대상자를 선정해 연간 2회에 걸쳐 총 65억 원을 지급한다. 올해 1학기 장학금은 지난해 9월에 선정된 2840명에게 30일부터 4월 말까지 지원된다.
동아일보와 삼성사회봉사단은 5월에 장학금 수혜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수상 후 변화와 앞으로의 꿈’을 주제로 수기를 공모하고 우수작을 선발해 시상할 계획이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