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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24일 2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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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감독해야 할 교육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공동 점검단 구성 제안까지 거절해 쇄신방안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24일 전교조 광주지부에 따르면 최근 입시 명문으로 떠오른 광산구 A고교는 오전 9시에 시작하던 1교시를 오전 8시10분으로 앞당겨 ‘0교시 수업’을 하고 있다. 인근 B고교도 1, 2학년은 밤 10시 반까지, 3학년은 밤 12시까지 보충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서구의 C고교, D여고는 ‘0교시 수업’과 강제적인 자율학습은 물론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오도록 강요하고, 실업계인 E여고는 대입반 학생들에게 방과 후 보충학습을 시키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강제 보충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교육청의 단속을 촉구하는 학부모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학생은 “평일에 12시까지 자습을 시키는데 적발되지 않으려고 검은 커튼을 치고 빛이 새나가는 것을 막으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학생은 “밤 10시 이후 보충 자율학습을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직도 12시까지 공부시키고 게다가 (학교 측에서) 일요일 수업도 강행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 학부모는 “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학교에 대해 재정적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해당 학교를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강제적으로 보충 자율학습을 하고 있는 학교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교육청 내에 장학지도반이 있기 때문에 전교조의 공동조사단 구성은 받아 들이 않았다”고 말했다.
정 석(程 石) 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은 “주 5일제 수업이 처음 시행되는 이번 주 토요일에도 학생들을 등교시키려는 학교가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면서 “쇄신방안이 공염불에 그쳐 조만간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실태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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