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4명 中서 억울한 옥살이 ‘12년’

  • 입력 2005년 3월 24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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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대원 4명이 1955년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다 중국으로 피랍돼 12년 동안 옥살이를 하고 돌아온 사실이 23일 밝혀졌다.

1955년 당시 해양경찰대 소속 경비정인 200t급 ‘견우정’ 대원이었던 안영진(80·충북 보은군 수한면), 박래봉(79·부산 동래구 명장2동), 김창호(77·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씨 등은 이미 사망한 주시완 씨를 포함해 4명 명의로 최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이 같은 사실을 진정했다.

당시 계급이 경사였던 안 씨와 순경이었던 나머지 3명은 그해 12월 25일 오전 4시경 해상 경비근무 중 야음을 틈타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발견, 이 어선에 올라탄 후 제압했다. 그러나 갑자기 중국어선 7, 8척이 몰려와 격투 끝에 중국으로 끌려갔다는 것.

이들은 1967년 4월 12년 가까운 형기를 마치고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풀려나 홍콩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귀국했다.

이승만(李承晩) 정부는 이들이 피랍된 뒤 1961년 11월까지 가족들에게 임금을 지급했으나 박정희(朴正熙) 정부하에서는 이마저도 중단돼 어려운 생활을 이어 왔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주 씨는 옥살이에서 얻은 지병으로 지난해 8월 81세로 사망했으며, 박 씨는 당시 고문으로 청각을 잃었고 안 씨와 김 씨도 모두 심각한 후유증을 앓아 매일 병원 신세를 지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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