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한 보수 지향합니다"

  • 입력 2005년 3월 10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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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한 보수, 부끄럽지 않은 보수를 지향합니다."

올해로 창립 3주년을 맞는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윤창현(尹暢賢) 사무총장은 '보수'라는 단어의 뜻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국 사회를 보면 '친일·반공·부패'가 곧 보수로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시민회의는 그런 낡은 보수가 아닌 중도적 사고를 가진 새로운 보수, '뉴라이트'를 표방합니다. 논리도 없이 밀어붙이는 색깔론은 배격하고, '과대포장'된 이념은 그 정체를 보여줘야지요."

명지대 교수(경영·무역학부)이기도 한 윤 사무총장은 학계에 머물며 기고 등을 통해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하다 1년 전 시민회의의 사무총장 자리에 앉았다. 그는 "본격적으로 NGO(비정부기구) 활동을 시작한 뒤 가장 놀랐던 점은 보수주의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현 상황을 "'잘 뭉쳐진 소수'가 관심 없고 저항 없는 다수를 끌고 가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학생·노동운동에서 연결된 소위 '좌파' 시민운동이 NGO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쪽 세력이 집권하면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증폭돼 나타나는 면면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보수가 마치 가치도 없고 제거돼야만 하는 세력처럼 다뤄지는 것도 그 사례죠. 보수라는 개념을 뜯어고쳐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그는 "보수란 대한민국의 역사가 성공한 역사라는 가치관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독재와 인권탄압은 나중 세대의 편익을 위해 비용을 지불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끌어안아야죠. 무조건 잘못됐다고 매도하고 말살하는 '자학사관(自虐史觀)'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윤 사무총장은 "시민회의가 부끄럽지 않은 보수의 이미지를 심어가는 한편 뉴라이트 이념을 실천하는 단체로서 주요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는 "숫자는 많지만 '앉아서 박수만 치는' 보수집단의 습성 탓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3년간 시민회의 활동에 학점을 매기라면 미완이라는 의미에서 'i(incomplete)'를 주겠다"고 말했다.

시민회의는 앞으로 △뉴라이트적 가치관을 젊은 세대에 가르치기 위한 대학생 아카데미 △반(反)시장적 이념을 담은 초·중·고 경제교과서 분석 △작은 정부 지향운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창립3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민운동의 현주소와 극복과제-신사회 운동에서 뉴라이트 운동까지'를 주제로 한 기념 심포지엄과 정기총회를 가졌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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