洋-韓方 또 전면전 조짐…의협 ‘감기 한방치료 포스터’ 고발

  • 입력 2005년 3월 8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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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치료 포스터를 둘러싼 개원 한의사와 내과의사들 간의 다툼이 의료계와 한의계 사이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金在正)는 한방으로 감기를 치료한다는 포스터를 배포했던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를 8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개원한의사협의회는 의료법이 정한 의료광고를 할 수 없으며 한약의 부작용이 입증되었는데도 이를 숨기고 허위 사실을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개원한의사협의회는 “상급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와 보조를 맞춰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의협을 고발하는 등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며 전면 대응할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의협은 이날 청와대, 국회, 보건복지부에 의료일원화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세곤(金世坤) 의협 부회장은 “감기를 한방으로 다스리자는 내용의 포스터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원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의료가 이원화된 때문”이라며 “이번 조치는 한약의 부작용과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한의학을 과학적 의료행위로 편입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일원화의 핵심은 기존 의료계에 한의학을 사실상 편입시키자는 것이어서 한의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안재규(安在圭)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의협의 주장은 국민의 의료 선택권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최근 의료계와 한의계의 다툼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한의사의 컴퓨터단층촬영(CT)기기 사용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내려진 이후부터.

이에 더해 지난달 초 개원한의사협의회가 ‘아이들 감기 한방으로 다스린다’는 제목의 포스터를 제작하자 내과개원의협의회가 ‘한약 복용시 주의하라’는 포스터를 만들어 일선 의원에 배포하며 양측이 마찰을 빚어왔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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