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아찔한 통학길…신호등도 없이 중장비 사이 등하교

  • 입력 2005년 2월 28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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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가 날리고 건설 중장비가 굉음을 내며 오가는 공사현장에 아이를 내 모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휴일인 27일 오전 가족과 함께 아들이 배정받은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내 신송중학교주변을 둘러 본 학부모 박모(44) 씨는 “도대체 행정당국들이 학생 안전을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걱정했다.

3월 개교하는 신송중은 인천지하철 1호선 동막역과 송도신도시를 연결하는 송도1교를 지나 풍림아파트 6단지 옆에 위치해 있는데 학교로 향하는 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 학생들이 당분간 공사현장을 걸어 다녀야 하는데 인접 도로에는 건축자재를 실은 대형 차량과 중장비가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다.

이 곳에서 400여m 떨어진 신송고(3월 개교)의 사정도 마찬가지. 통학로가 정비되지 않은데다 가로등과 보안등이 없어 야간자율 학습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의 하교 길 안전이 우려된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시행하고 있는 쓰레기 처리관 매설공사까지 겹쳐 4월경에야 통학로가 정비될 전망. 게다가 송도컨벤션센터 등 송도신도시 내 공사현장을 오가는 차량이 하루 1000여 대에 달해 개교 후 소음, 먼지 공해로 인한 수업장애가 우려된다.

대중교통도 부족하다. 현재 지하철1호선 동막역∼송도신도시를 오가는 시내버스는 6번과 6-1번 등 2개 노선에 불과해 학생들은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월 개교하는 송도신도시 내 먼우금 초등학교 학부모 윤모(42) 씨는 “아이들 통학로에 신호등, 횡단보도 등 교통안전시설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송도신도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계양구 귤현동 귤현초교와 서구 왕길초교, 마전중, 원당중은 학교건물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통학로 정비와 횡단보도 도색, 신호등 설치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산자락에 자리 잡은 원당중은 횡단보도와 신호등 설치가 개교 후에나 가능한 실정.

이에 대해 인천시 교육청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시내버스 연장 운행, 교통안전시설 설치 등의 대책을 마련해 학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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